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200만 가구의 공시가격은 1년 전보다 5.97% 올랐다. 상승 폭이 이처럼 큰 것은 2006년 부동산 광풍 영향으로 공시가격이 22% 오른 2007년 이후 9년 만이다. 올해는 개발 호재가 풍부한 제주(25.67%)·광주(15.42%)·대구(14.18%) 등이 크게 올랐다. 서울도 6.2%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를 매기는 기준이다.
28일 이데일리가 국민은행 WM컨설팅부 정진형 세무전문위원의 도움으로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공시가가 5.97% 오르면 보유세는 대략 7.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전국 평균 상승률과 같은 비율로 공시가가 오른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는 지난해 공시가가 4억 5200만원에서 올해 54억 79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아파트 보유자는 지난해 재산세 97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재산세가 104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 부담이 일년 새 7.29% 늘어난다는 얘기다.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과세 대상으로 고가주택인 9억원을 넘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은 더 커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형은 지난해 공시가가 8억 56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9억 400만원으로 5.62% 올랐다. 이 집주인은 지난해 재산세로 242만원을 내면 됐지만, 올해는 종부세까지 내야 해 보유세 부담이 261만여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전국에서 11년째 가장 비싼 공동주택인 서울 서초트라움하우스5차 연립주택(연면적 273㎡) 보유자는 올해 공시가가 4.06%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4.93% 뛴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4808만원에서 올해 5045만원대로 200만원 상승했다. 이 주택은 지난해 공시가가 61억 12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63억 6000만원으로 4% 올랐다. 개별단독주택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택으로 알려진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연면적 3422㎡)은 보유세가 3600만원 정도 늘어난다. 이 주택은 지난해 공시가가 156억원에서 올해 177억원으로 13.46% 뛰었다. 보유세는 1억 8253만원에서 올해는 2억 1873만원으로 19.83% 오를 전망이다.
◇제주도 집값 비해 재산세 부담은 적어…왜?
전국 시·도 중 공시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제주도는 보유세 보담이 얼마나 늘어날까. 공시가 상승률과 달리 제주지역 아파트 재산세 상승 폭은 크지 않다. 제주시 화북이동의 제주삼화 사랑으로 부영2차 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해 공시가 1억 4400만원에서 올해 1억 8100만원으로 25.69% 뛰었다.
이 아파트 주인이 내야 할 재산세는 지난해 24만원이었지만, 올해는 25만 여원으로 변동률은 5%가 전부다. 이는 3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 상한선 5% 제한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가 6억원이 넘는다면 재산세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의 경우 공시가가 3억원 이하는 상한선이 5%, 3억~6억원 사이는 10%, 6억원 초과는 30%다.
정진형 위원은 “올해 제주도 등 호재 많은 지역은 공시가가 시세보다 많이 올랐지만 저렴한 주택이 많아 보유세 부담은 크지 않다”며 “저가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도 상한선에 걸려 보유세 변동률이 대부분 5~10% 선에 머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