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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성공비결? 어설픈 프리미엄 전략은 짝퉁에 당한다"

김대웅 기자I 2015.12.28 16:31:40

이춘우 카라카라(KALAKALA) 사장 현지 인터뷰
중국 전역에 화장품 매장 170개 운영..중저가 로드숍 시장 개척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매스 시장이 훨씬 큰 기회"
"짝퉁이 못 쫓아올 치명적 경쟁력 갖춰야 롱런"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기업보다 더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덤벼야 합니다. 어설프게 한류 열풍에 의존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대박 한번 내보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중국에서 미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 사업을 일군 뒤 사세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는 이춘우 카라카라(KALAKALA) 사장(53)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강조했다.

2006년 베이징에 프랜차이즈 형태로 ‘중국판 미샤’를 꿈꾸며 중저가 화장품 매장을 개설한 이 사장은 3년만에 9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현재는 중국 저녁에 170개의 직영점 및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 “제품 경쟁력으로 서민 시장 공략이 中사업 성공의 지름길”

그는 창업 이후 6년간 적자가 계속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거대한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고 그 시장에 아직 제대로 된 기업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7년째로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자 비로소 사업은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이 사장은 이제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어떠한 조급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사장은 “중국 경제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너도 나도 이곳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 한다”며 “문제는 출발부터 잘못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한류 이미지를 활용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한국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2~3년 재미를 봤지만 이를 본보기로 삼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식은 대규모 광고 등 엄청난 초기 비용이 들 뿐더러 성공할 경우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와 오랜 기간 지속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긴 안목으로 대중적 시장(매스 마켓)에 집중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중국은 아직 1인당 평균 소득 수준이 한국의 3분의 1도 안되는 개발도상국이고 매스 마켓이 프리미엄 마켓보다 월등히 큰 시장이다. 실제로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매스마켓은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아직 로드샵 브랜드 문화는 정착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장은 “한국은 중산층 이상의 소비 문화가 일반화돼 있지만 중국은 다르다”면서 “어마어마한 중산층 이하 인구를 공략해야지 좁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피튀기는 경쟁을 하겠다는 건 중국 시장 성격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 “짝퉁이 따라오지 못할 가격 경쟁력 갖춰”

그러면서 그는 5~10년 뒤 중국 시장 변화를 예상해 그 속에서 큰 틀의 전략을 짤 것을 주문했다. 카라카라 역시 최근 2년 가량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사장은 “알리바바는 6년 동안 당장의 매출 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사업을 키울 수 있는 판을 만드는 데만 골몰했다”며 “시장성이 있는 어떤 분야를 처음 개척해 남들이 따라오기 힘든 경쟁력을 갖추면 그 뒤로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모방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따라오기 힘든 치명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현재 카라카라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 중저가 브랜드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으로 중국인들을 상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품질 경쟁력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는 “가격을 낮췄다고 품질마져 떨어진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생각보다 화장품 가격에 거품이 많이 껴있어 재고 관리, 실용적인 포장, 각종 경영관리 등만으로도 충분히 생산원가를 낮출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한국이 기댈 곳은 중국 밖에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중국인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사장은 “모든 일은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고 사업은 더더욱 그렇다”며 “중국인 특성을 잘 이해하고 많은 중국인들과 다방면의 인맥을 맺어두면 그들과의 교류만으로도 사업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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