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거래량 줄어도 거래소는 뜬다…STO·스테이블코인 시대 핵심 플랫폼 부상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윤영 기자I 2026.06.01 12:48:46

타이거리서치, 가상자산 150개 기관·196건 협력 관계 분석
매매 플랫폼 넘어 결제·수탁·토큰화 자산 유통 관문으로 부상
하나은행·삼성·미래에셋…금융권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 본격화
코스콤·신한투자·미래에셋, 각기 다른 STO 인프라 전략 구축
“시장 선점 넘어 규제 설계전”…국내 인프라·파트너십 경쟁 확산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거래소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거래소가 단순 매매 플랫폼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수탁·토큰증권(STO)·실물연계자산(RWA) 상품이 유통되는 핵심 고객 접점으로 재평가되면서다. 금융사·빅테크·블록체인 기업들이 제도 정비에 앞서 ‘디지털 금융 프론트엔드’를 선점하려는 경쟁에 나섰다는 진단이다.

거래량 줄어도 거래소는 뜬다…STO·스테이블코인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1일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 내 150개 기관, 196건의 협력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현재 경쟁 구도가 STO·RWA와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인프라 선점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주목한 변화는 거래소의 역할 변화다. 과거 거래소 경쟁력이 거래량과 상장 코인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수탁 서비스, STO, RWA 상품이 실제 이용자와 만나는 ‘프론트엔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권의 거래소 지분 확보 움직임도 단순 재무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 인수를 추진했으며, 한화투자증권도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섰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두나무 지분 합산 4.0% 취득을 공표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소가 중요해진 배경에는 STO와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가 있다. 향후 제도가 정비되면 이들 상품이 발행되는 것만큼이나, 어디서 유통되고 어떤 이용자 접점과 연결되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STO 시장은 크게 코스콤 중심 컨소시엄과 신한투자증권 중심 연합이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거점을 활용한 독자 전략을 택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분 76.6%를 보유한 증권 인프라 기관인 코스콤은 특정 발행사 중심 구조 대신 11개 증권사를 연결하는 공용 플랫폼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발행·유통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예탁결제원 총량관리 기준에 대응하는 인터페이스를 확보해 중립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체 STO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람다256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했고, 2024년에는 연합 플랫폼 ‘PULSE’를 출범했다. 지난해에는 투자계약증권 발행 10건에 계좌관리기관으로 참여했다. 장외거래소 NXT 대주주 지위도 확보했다. 발행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자체 체계 안에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제도 정비를 기다리기보다 해외 시장으로 먼저 나갔다. 홍콩에서 디지털채권을 발행했고,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의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미국에서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이 참여하는 DTCC 토큰화 워킹그룹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합류했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도 진영 경쟁이 뚜렷하다. 카카오그룹의 ‘슈퍼월렛’, 신한카드의 솔라나 협력,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기와’ 기반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발행 주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순간, 가장 강한 이용자 접점과 유통 채널을 확보한 사업자가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국내 기관들이 사업 구조를 빠르게 짜고 있음에도 핵심 기술 인프라는 여전히 해외 솔루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한계로 짚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STO 유통 규칙처럼 국내 규제 환경에 맞춘 설계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글로벌 솔루션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한국은행 CBDC 프로젝트 ‘한강’의 주사업자인 LG CNS, 기관용 온체인 API 플랫폼 기업 DSRV,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알투스(Altus)를 국내 인프라 구축 주체로 꼽았다. 법안 정비 이후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경우 국내 환경에 맞는 기술 레일을 직접 설계·통제할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지금의 파트너십 경쟁은 단순한 시장 선점을 넘어 규제 설계전에 가깝다”며 “제도 정비 전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조를 먼저 만들고, 그 구조가 향후 규제 기준으로 이어지도록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