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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데이터 24GB를 주고 한 달에 5만 9,000원을 내는 걸 포함한 ‘5G 요금제’를 신고하자, 이를 두고 적정 수준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위 5G 중간 요금제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것이냐 하는 논쟁이죠.
그런데 이를 과학적으로 보여준 데이터가 나와 관심입니다. 14일 오후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한 ‘5G 통신요금제 개편을 통한 소비자 권익증진 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한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대 교수는 “5G 중간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15GB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출신으로 요금 관련 업무를 10여년 간 맡은 바 있는 전문가입니다.
단순 계산아니라 실제 사용량 고려하면 수치 달라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22년 3월)와 한국소비자연맹(’22년 4월) 설문조사 자료를 재구성한 결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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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를 보면, 5G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가운데가 볼록한 형태가 아니라 왼쪽으로 치우친 형태입니다. 즉, 데이터 다량 이용자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데이터 사용량은 엄청난 것이죠.
김 교수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다량 이용자 상위 1%가 전체 트래픽의 10%를 쓰는데, 이게 평균 255GB나 된다고 합니다. 또,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40~60%를 차지하며 평균 110GB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 5G를 사용하는 사람 중 상위 20% 정도가 전체 트래픽의 80%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죠.
김 교수는 “5G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7GB라고들 하는데, 사실 이용자 숫자로 보면 많은 이용자들이 27GB 미만에 몰려있다”면서 “중간 값을 봐야 한다. 5월 현재 5G 가입자는 2400만 명인데, 데이터 사용량 1200만 번째가 중간 값이다. 이리 보면 당연히 27GB 미만이 되고, 15GB 내외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불편하긴 하지만 시사점을 줍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5G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인데, 왜 24GB를 주면서 ‘중간 요금제’라고 부르느냐, ▲현재 SKT 요금제는 10GB에 5만 5,000원 상품과 110GB에 6만 9,000원 상품이 있는데 ‘중간 요금제’라면 50~60GB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는 것과는 온도차가 나는 일이죠. 단순 데이터 계산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실제 사용량을 고려하면 15GB 내외가 중간값이라는 말이니까요.
24GB냐, 27GB냐 이슈는 아냐…100GB 미만에서 요금제 다양화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24GB에 5만 9,000원이란 숫자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김 교수 분석에 따르면 10~50GB를 쓰는 사람 비율은 32.9%, 50~100GB 를 쓰는 사람은 11.9%나 되니까요.
그는 “(일부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처럼) 데이터 제공량을 1GB 더주고 덜주고 하는 게 이용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중간 요금제가 20~30GB 사이에 나오는 건 선택권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금제를 지나치게 촘촘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고 이용자의 요금 탐색 기회를 줄일 수 있지만,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100GB 미만에서 다양한 구간의 요금제가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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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24GB 요금제 확정안 아냐…KT, LG U+도 준비중
그렇다면,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신고한 소위 ‘5G 중간 요금제’는 24GB에 5만 9,000원 짜리가 전부일까요?
SK텔레콤과 과기정통부가 공식 발표한 적은 없지만, 해당 구간이 들어간 걸 포함해 기존 5G 요금제의 데이터양도 일부 조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당 요금제는 정부의 심사를 최대 15일동안 거치기 때문에, 최종 요금제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얼마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CEO 간담회에서 KT와 LG유플러스 CEO들도 ‘5G 중간 요금제’를 내기로 한 만큼,SK텔레콤과 다른 새로운 구간 설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잠시 위 표를 볼까요. 우리나라에서도 5G 중간 구간에 요금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나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100%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5G가 상용화된 지 3년이 지났고, 가입자가 24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이제는 통신사들이 100GB 미만 구간에서 서로 다른 요금제로 경쟁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