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단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아 말기 대장암 진단을 받은 김옥화(43)씨.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중인 김씨는 갑작스러운 대장암 확진에 이어 암이 폐에까지 전이됐다는 폐전이 진단을 받고 크게 절망했다. 그러나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치료와 격려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김씨가 가천대 길병원 외과 이원석 교수를 찾은 것은 지난 1월 29일. 같은 달 13일 김씨는 약 한 달 가량 지속된 복통을 이상히 여겨 자택 인근의 병원을 찾았다. CT 검사 결과에서는 장염으로 나타났다. 즉각적으로 금식과 항생제 치료가 이뤄졌다. 장염으로 인한 염증수치는 개선됐어도 이유 모를 복통은 끊임없이 김씨를 괴롭혔다. 추가로 대장 내시경 검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놀라웠다. 항문입구 20cm 안에 암병변으로 인한 장폐쇄가 이뤄져 내시경관이 더 이상 통과하지 못할 정도였던 것이다. 곧바로 조직 검사가 이뤄졌고, 말기 구불결장암(S상결장암)으로 확진됐다.
단순 복통으로 알고 찾은 병원에서 힘겨운 검사가 이어지고, 청천병력 같은 대장암 확진 소식에 김씨는 크게 좌절했다. 하지만, 수술 준비 중 발견된 폐 전이암은 김씨를 더욱 절망적이게 했다.
가천대 길병원을 찾은 김씨는 외래 다음날인 1월 30일 즉각 입원했다. 대장암 수술에 앞선 정밀 검사에서 항문 농양과 함께 암 세포가 장을 뚫고 나가 형성된 장천공이 발견됐다. 게다가 흉부 CT상 우측 상부에서는 폐전이 소견이 발견됐다. 폐전이가 발견됨에 따라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의 협진이 즉시 이뤄졌다. 보통 전이암은 원발암보다 예후가 나쁘다.
김옥화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고, 또 예상치 못한 폐암 전이 얘기를 듣고 큰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때에 희망을 준 것은 이원석, 김건우 교수의 치료에 대한 확신과 간호사들의 따뜻한 격려였다”고 말했다.
다행히 폐암은 초기 단계였지만, 전이암인 만큼 방심할 순 없었다. 폐전이 암도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고심 끝에 말기 대장암과 폐 전이암을 함께 제거하는 동시 수술을 결정했다.
이원석 교수는 “말기 대장암에 이어 폐암이 발견됨에 따라 환자가 받을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시 수술이 결정됐다”며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수술 시간, 그에 따른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크게 가중되겠지만,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2가지 암을 동시에 치료하는 치열한 수술장에서 환자의 치료에 대한 의지와 김건우 교수와의 협력 그리고 의료진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동시 수술 결정 후 철저한 준비 끝에 집도는 지난 2월 5일 이뤄졌다. 길고 긴 긴장의 시간이 지나고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유례없이 긴 수술로 김씨에게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했다. 수술 이후에도 의료진들은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특별한 부작용 없이 김씨는 서서히 체력을 회복해 갔고, 지난 10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김씨는 “남들은 한번 경험하기도 힘든 암 확진을 연이어 2번 받게 되면서 매우 큰 고통을 느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들이 심어주신 완치에 대한 믿음과 헌신적 치료로 몸도 마음도 서서히 회복돼가고 있다”며 “앞으로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꾸준한 정기 검사를 통해 혹시 모를 재발암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교수는 “흔히 말기 대장암은 얼마 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의학기술 및 신약의 발달로 생존율이 많이 늘어났고, 병변에 따라 절제가 가능하면 장기 생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또 다른 장기에 암 전이가 이뤄졌다 해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