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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예상밖 '금리 급등' 공포 또 재연될까(종합2보)

김정남 기자I 2018.04.20 17:43:23

두달만에 美 10년금리 2.9% 돌파
''인플레 탠트럼'' 공포감 재연 우려
10년물 3% 벽마저 넘어설지 주목
서울채권시장 채권금리 급등 조짐
외국인, 국채선물 대거 매도 주목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일하는 모습.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연초 국제금융시장을 흔들었던 ‘인플레이션 탠트럼(채권 발작·금리 급등)’ 공포감이 또 재연될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두 달 만에 ‘심리적 저항선’ 2.9%를 돌파했다. 최근 강세 압력(채권금리 하락)이 컸던 국내 시장도 덩달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 넘은 美 국채금리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63bp(1bp=0.01%포인트) 상승한 2.9131%에 마감했다. 두 달 전인 지난 2월22일(2.9207%) 이후 최고치다.

2월21일 당시 연고점(2.950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이틀간 8bp 넘게 올랐다는 점에서 급격한 상승으로 볼 수 있다. 3% 벽마저 넘어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장기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흐름은 중요하다. 이 금리에 가산금리가 붙어 다른 장기채권의 금리 수준이 정해진다고 보면 된다. 미국은 국채 발행량과 유통량이 독보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금리 흐름에 국제금융시장 전반이 요동치는 이유다.

연초 10년물 금리는 예상과 달리 2.9%를 상회했다가 다시 2.7%대까지 내려왔고, 시장 인사들도 당분간 안정세를 점쳤다. 그런데 이런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간밤 장기금리가 급등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 때문이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일부 금융 불안정 신호가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 밖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도 시장이 눈여겨 보고 있는 변수다.

실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당시와 비교해 0.4%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장기물뿐만 아니다. 연준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도 1.68bp 오른 2.4359%에 마감했다. 10년 전인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에 형성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최근 추이다. 19일(현지시간) 두 달 만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2.9%를 넘어섰다. 출처=마켓포인트


◇서울채권시장도 약세 압력 불가피

서울채권시장도 이같은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5bp 상승한 2.220%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물의 약세 폭은 더 컸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4bp 상승한 2.671%를 나타냈다. 초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3.1bp, 2.6bp 상승한 2.702%, 2.689%에 마감했다. 50년물 금리는 2.6bp 오른 2.672%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선물시장도 약세였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거래일 대비 4틱 내린 107.78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전날과 비교해 24틱 내린 120.18에 거래를 마쳤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내리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3년 국채선물을 3367계약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4155계약)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매도다.

10년 국채선물의 경우 5121계약 팔았다. 이는 지난해 9월5일 당시 5483계약 순매도한 이후 거의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채권시장 한 인사는 “시장 충격파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았다”면서도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급격하게 바뀐 만큼 긴장감 속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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