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CEO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마지막 다섯번째 연사로 등장했다. 그의 등장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깜짝 이벤트로 진행됐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연설에서 11살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웠을 때를 회상하며 가상현실(VR)이 눈 앞에 다가와 있음을 이야기했다. 중학교 수학 수업에서 공책에 코드를 적고, 2D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것은 물론 현실에서 완전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스케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경험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오큘러스의 기술과 삼성의 기어VR이 만나 현실화됐다고 강조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의 인연은 회동이 이뤄질 때마다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아왔다. 공식적으로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13년 6월18일 이재용 부회장을 찾아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10시간 가량 만남을 가졌다. 이때 저커버그 CEO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손에 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폰을 페이스북 기능 중심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페이스북 홈’을 발표한 지 2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고, 삼성에 페이스북 친화적인 휴대폰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전혀 하지 않는 이 부회장은 회동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페이스북을 안써서 저커버그 CEO에게 혼이 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한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한달 뒤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만남을 가졌다.
2014년 10월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다시 찾았을 때도 이 부회장과의 비공개 면담이 이뤄졌다. 이틀간 이뤄진 면담에서는 양사의 협력 방안 외에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등의 민감한 문제들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저커버그 CEO와 이 부회장이 이런 만남을 통해 강력한 관계를 구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관련기사 ◀
☞'갤S7' 누른 'G5'의 혁신…LG전자 주가도 '환호'
☞[마감]코스피, 눈치보다 제자리…외국인은 현·선물 순매수
☞점점 암울한 '수출 코리아'…삼성·LG 스마트폰 구세주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