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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ARM 영국 IPO 접어…미국에만 집중"

김상윤 기자I 2023.03.02 17:01:11

영국 본사 둔 ARM, 런던 상장 추진했지만…
비전펀드 손실에 급한 손정의, 美IPO 논의만
"여름에 가치 산정후, 올해말 상장할 계획"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팹리스(반도체 설계)의 팹리스’로 불리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의 런던 증시 상장 계획이 잠정 중단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소프트뱅크는 당분간 미국 상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뉴욕 증시 상장에 집중하고자 런던 증시 상장은 당분간 IPO 계획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ARM은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법)’를 만들어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화웨이 등 세계 1000여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ARM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초절전 칩을 다시 설계하기 때문에 ARM을 ‘팹리스의 팹리스’라고 불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400억달러(약 47조8000억원)에 매각하려 했다. 그러나 독과점 우려에 각국 경쟁당국의 반대로 매각작업이 무산됐다. 이후 ARM을 상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ARM의 본사가 영국에 있는 만큼 그간 영국 정부는 ARM을 뉴욕증시와 런던 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ARM을 영국 시장에 유치하려고 노력했지만 코로나19 당시 파티로 사임했고, 이후 리즈 트러스 전 총리 또한 자본시장 혼란에 45일만에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상장 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후임자인 리시 수낙 총리도 소프트뱅크를 설득하고자 지난 1월 또다시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소프트뱅크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손 회장은 현재 미국 상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프트뱅크는 투자회사인 비전펀드의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를 ARM의 상장으로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투자계획을 논의하는 등 ARM의 가치 상향에 애를 쓰고 있다. 블룸버그는 ARM이 올 여름말 가치 산정을 마친후 올해말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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