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겨냥한 ‘갤Z플립3’… ‘포켓몬 한정판’에 2030 몰렸다

김정유 기자I 2022.04.25 15:36:40

25일 0시 한정판매, 삼성닷컴 5분만에 품절
11번가서도 30분만에 동나, 웃돈 얹은 중고도
과거에도 ‘어벤저스’·‘배트맨’ 한정판 내기도
8월 ‘갤Z플립4’ 준비, 폴더블폰 관심끌기 ‘성공’

갤럭시 Z 플립3 포켓몬 에디션 패키지.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불과 5분 만에 품절. 25일 0시5분께 삼성닷컴에서 ‘갤럭시Z 플립3 포켓몬 에디션’ 구매 버튼을 누르자 ‘일시품절’이란 메시지가 되돌아왔다. 한정판이라곤 하지만 ‘갤럭시Z 플립3’가 나온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인데 5분만의 품절이라니.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최상위)폰 ‘갤럭시Z 플립3’와 ‘포켓몬’의 만남은 상당히 신선하다. 어벤저스나 배트맨 시리즈 같은 미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분야 콘텐츠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갤럭시Z 플립3 포켓몬 에디션’은 단말기와 함께 클리어커버, 포켓몬 액세서리(피카츄 키링, 포켓몬 팔레트, 포켓몬도감 디자인의 가죽 파우치, 몬스터볼 3D 그립톡, 인기 포켓몬 스티커 5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128만400원으로, 지난해 8월 ‘갤럭시Z 플립3’ 출시 당시 가격인 125만4000원과 비교해 3만원 정도 비싸다.

2030세대 ‘덕후’(한 분야에 몰두한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날 0시 이후 삼성닷컴은 물론 11번가,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 등에서 ‘포켓몬 에디션’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렸다. 11번가만 해도 한정 판매 약 30분만에 모든 색상의 제품들이 품절됐다.

판매 사이트엔 구매에서 실패한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항의글도 곳곳에 보였다. 한 소비자는 “대기 3번으로 들어가 준비 다하고 결제 중이었는데 갑자가 버퍼링이 돌다가 구매에 실패했다”며 토로했고, 다른 소비자는 “결제단계에서 최소한의 대기시간을 줘야 한다. 대기 16번이었는데 결제 단계에서 시간이 소요돼 구매를 못했다”고 언급했다.

판매를 한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벌써 중고 사이트에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만 해도 200만원으로 제시된 ‘포켓몬 에디션’ 중고제품이 올라온 상태다. 주요 판매 사이트에서 제품이 품절되자 중고라도 얻으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한정판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갤럭시Z 플립3’ 출시 당시에도 명품 브랜드인 ‘톰 브라운’ 등과 한정판을 냈고, 이전에도 여러 고급 브랜드들과 협업해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2015년엔 ‘갤럭시S6’에 마블의 ‘어벤저스 에디션’을, 2016년엔 ‘갤럭시S7’에 DC코믹스 배트맨 캐릭터를 결합한 ‘인저스티스 에디션’도 판매한 바 있다.

이번 ‘포켓몬 에디션’은 최근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포켓몬 신드롬’을 삼성전자가 잘 활용한 사례다. 인기 있는 ‘포켓몬’이란 키워드 통해 출시한지 약 1년이나 지난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3’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셈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갤럭시Z 플립3’의 차기작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 같은 한정판의 이목끌기는 향후 폴더블폰 신작에도 젊은 층의 관심을 이어갈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재밌게 보던 애니메이션을 상품화해 MZ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동시에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어 향후 이 같은 콜래보레이션이 더 많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최근 화웨이 등 중국 후발업체들이 폴더블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추격에 나선 상황인데, 삼성전자로선 이번 신작의 성공이 더 중요해졌다. 마케팅 차원에서도 MZ세대에 특화된, 보다 과감한 마케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0시 40분께 삼성닷컴(왼쪽)과 11번가 상황. 삼성닷컴에선 0시5분께 제품이 품절됐고, 11번가에선 30여분이 지난 시점에 제품이 소진됐다.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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