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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총리가 김대중 사저를 방문한 것을 놓고 호남 민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정치를 상징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내세워 아직 미미한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정 전 총리는 호남인 전북 진안군 출신인데다 김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정 전 총리의 대권 행보를 도울 조직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SK(정세균)계’가 주축인 의원모임 광화문포럼이 지난주 회동하며 세 불리기에 나선데다 좌장격인 김영주·안규백·이원욱 의원 등이 나서 캠프 텐트폴을 세우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정 전 총리를 도왔던 인사들도 여의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5·2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움직임을 놓고 호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이 전 대표의 대세론이 주춤하자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정세균 대안론’에 불을 지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총리직 사임으로 대권도전을 시사한 만큼 이전과는 존재감이 다를 것”이라며 “빠르게 지지율 5%를 돌파한다면 2위 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참패 충격으로 지지율 하락세인 이 전 대표 역시 호남에서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코로나19 자가격리가 끝난 후 지방 순회 중인 그는 전남 영광에 있는 부모님 묘소를 찾은 데 이어 지난해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구례를 찾았다. 이곳에서 “장마철이 오기 전에 섬진강 하상정비와 제방숭상을 서둘러 마쳐야 하며 섬진강 댐관리의 합리적 개선 방안도 환경부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