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서 ‘특고 노동자도 고용보험 적용’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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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등을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제도 안으로 편입해 실업급여, 출산급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관련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국회가 마무리돼 가는 5월까지 야당과 기업의 반대의견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하는 등의 진통을 겪었다. 결국 국회는 20대 회기에서는 예술인에 대해서만 고용보험을 적용하도록 한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에 다시 발의된 고용보험법은 보험설계사 등을 고용보험에 포함됐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에는 보험설계사,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대리운전 기사 등 9개 직종이 있다.
물론 고용보험 대상자들과 기업, 고용보험 규모 등 다양한 의견조율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통과는 되지 않겠지만,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 및 노동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보험업계 “가뜩이나 어려운데 설계사 보험료까지 부담”
특수고용직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긴장하는 곳은 보험업계다. 고용보험 대상자로 분리되는 보험설계사의 수가 적지 않고, 여러 제도시행과 맞물리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험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비용이다. 보험설계사들은 현재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업무상 부대비용은 설계사들이 내왔다. 하지만 고용보험이 적용될 경우 보험료뿐만 아니라 업무상 필요한 부대비용도 모두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
실제 지난 2017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전속설계사 19만4206명 기준)에 대한 고용보험·산재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보험이 의무화될 경우 보험사 연간 부담액은 6037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매년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비 증가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1조 9496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당기순이익 3조9963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비용부담이 커지게 되면, 일부 보험사에서는 저효율 설계사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설계사까지 보험사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끌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가 추정하는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전속설계사는 전체 중 20~30% 수준이다. 더욱이 설계사 내에서도 고용보험에 대한 찬반 의견이 극명히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보험으로 든든한 울타리가 생겨 좋지만, 일부는 고용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세 3.3%만 납부 하면 되지만 근로자로 인정받아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면 최고 세율이 40%까지 치솟게 된다. 사실상 내지 않아도 될 보험료가 지출되게 되는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의 비용도 문제지만, 설계사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등 문제가 많아 법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