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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특권의식’이 문제의 근원이지만, 논란에 휩싸인 의원 모두 초선 의원이란 점에서 대응 방식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과보다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듯한 변명을 내세워 화를 키웠기 때문이다.
논란이 가장 크게 번진 사례는 김 의원이다. 지난 20일 김포공항 출국 심사장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공항 보안업체 직원의 요구에 반발, 해당 직원에게 고함을 치고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시작이었다. 아울러 한국공항공사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임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사건이 보도된 직후 김 의원은 “오히려 내가 갑질을 당했다. 욕설은 없었다”고 해명하며 여론을 악화시켰다. 이후 보안업체 직원의 인터뷰 등이 추가 보도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미스런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도 지역주민과의 실랑이로 곤혹을 치뤘다. 발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폭로 글이다. 해당 글에 따르면 민 의원이 버스 정류장에 있던 시민에게 “잘 지내시죠”라고 물어서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더니 민 의원이 반대쪽을 향해 침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비염이 도져 코가 나오길래 돌아서서 침을 뱉은 건 맞다”면서도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다. 부덕의 소치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발표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앞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비정 논란’에 휩싸였다. 송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벌이던 예산결산위원으로서 한부모 가정 지원 사업에 배정된 예산 61억 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취약한 곳에 예산이 사용되어야 한다. 예산 삭감은 비정하다”고 맞받아쳤다. 회의장에서 송 의원은 “비정하다는 말씀은 취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결국 “상처받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구설수에 오른 의원들은 모두 초선이다. 게다가 김 의원과 송 의원은 지난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 선거로 금배지를 단 ‘6개월 차’ 신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민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첫 입성했다.
짧은 정치이력만큼 위기 대응능력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즉각 사과하기보다 다소 변명하는 듯한 해명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다. 사태 후 닷새만에 대국민 사과회견을 연 김 의원의 경우 여론 악화에 마지못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민주당 내 한 중진 의원도 “초선 의원들은 문제가 터지면 사과보다 ‘내게 잘못이 없다’는 근거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화를 키우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