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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기업 총수를 줄줄이 소환해 조사하는 가운데 최근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해외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소환 대상에서 빠져있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3주 가량의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14일 귀국했다. 귀국하자마자 서울 소공동 롯데정책본부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로 출근해 현안 보고를 받는 등 실무에 돌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13일간 삼성·LG·현대차 등 국내 유수 대기업 총수들을 소환해 최씨 측 재단을 둘러싼 자금 제공 의혹, 박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7월 기업 총수 7인을 개별 면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12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1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을 소환하지 않았는 데 “해외 출장 중이라 못 불렀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신 회장이 귀국하면서 검찰이 신 회장을 다시 소환할 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대통령과 독대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 작년 10월·올해 1월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28억·17억원 씩 출연한 상태다. 이어 5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출연했다 검찰 압수수색 수사 직전 돌려받아 ‘대가성 기부’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단에 70억원을 기부했다가 그 쪽에서 필요없다는 이유로 다시 돌려받은 것이 밝혀진 사실관계의 전부”라면서 “압수수색을 당일에서야 알았을 정도로 전혀 정보가 없었다. 대가성 논란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어찌됐든 롯데로선 이번 사태에 엮이면서 다시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4개월 간 지속된 검찰 수사의 터널에서 벗어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 이후 쇄신안을 발표하며 흐트러진 그룹 분위기를 다잡고자 하는 분위기에 또다시 위기가 닥쳐온 셈이다. 게다가 최순실 사태가 단순 비리를 넘어선 한 개인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며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이슈인데다 여기에 다음달 면세점 재승인, 호텔롯데 재상장 등 내부 이슈가 겹쳐 더욱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롯데는 일단 예정된 일정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각오다. 일단 연말 인사·조직개편 등이 차례로 예정돼 있다. 또 1년 만에 열리는 사장단 회의도 오는 30일 당초 일정대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오는 15일 첫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을 포함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 5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날은 공판 준비기일인 만큼 피고인이 반드시 나올 의무는 없다. 이에 총수 일가는 참석하지 않고 변호인들만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