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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지금 당장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시행하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미국인들은 빅테크 과두 재벌이 환경을 파괴하고 일자리를 없애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활동하는 무소속 의원이다. 그는 지난 3일 선거 때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규제를 승인한 지역 주민투표 결과를 내세우며, 정치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하원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야사민 안사리 하원의원(민주·애리조나)은 엑스에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첫날’부터 AI 개발 중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썼다. 하원 진보코커스(진보 성향 의원 모임) 의장인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민주·텍사스)은 이 글을 공유하며 “그렇다!”고 호응했다.
표심도 이를 뒷받침한다. CNBC 유권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AI와 데이터센터가 투표 결정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65%는 민주당 의회 후보를 찍었다.
AI 관련주는 선거 다음날인 4일 소폭 하락했다가 이날 낙폭을 키웠다. 민주당 승리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실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하락세는 반도체주가 이끌었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는 9% 가까이 급락했고, 엔비디아는 8%, AMD는 14% 넘게 떨어졌다.
당선인·주지사도 “데이터센터 위해 일 안 해”
접전지를 뒤집고 당선된 민주당 후보들도 빅테크와 데이터센터를 정조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화당 상원 의석을 빼앗은 애니 앤드루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웹사이트를 열어 상대 후보인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데이터센터 달린’이라고 불렀다.
앤드루스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지역사회에 관한 결정을 억만장자나 워싱턴의 데이터센터 기업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현역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을 꺾고 상원에 복귀하는 셰러드 브라운 당선인도 “나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주지사들도 가세했다. 지난 8월 데이터센터 개발 속도를 늦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승리 연설에서 빅테크가 주민들의 미래를 결정해선 안 된다며 “지역 주민들이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확충에 가장 중요한 곳은 텍사스주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계획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27%가 텍사스에 몰려 있다. 공화당 현역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은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선 데이터센터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선거운동 기간 이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지난달 말 엑스에 올린 영상에서 “주지사가 되면 텍사스 주민을 보호하는 법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모든 데이터센터 승인에 모라토리엄, 즉 금지령을 내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텍사스가 될지, 아니면 억만장자의 세상에 우리가 그저 얹혀사는 꼴이 될지를 가르는 싸움”이라며 “데이터센터는 그 싸움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정책집엔 ‘초지능 금지’…당내 갈등 불씨도
샌더스 의원은 같은 날 발표한 정책집에서도 AI 규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정책집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의 전국적 일시 중단, 고도 AI 개발 일시 중단,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목표로 하는 인공초지능(ASI) 개발 금지 등이 담겼다.
이번 선거에서 샌더스 의원 같은 좌파의 입지는 한층 커졌다. 닛케이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 당선자 301명 가운데 급진좌파·진보파로 분류되는 당선자는 109명으로 40%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만 AI 개발을 조건부로 추진하자는 온건파와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좌파 간 입장 차이가 커,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