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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병력 투입에 대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불가능하게 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가 결합해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5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그 기능을 소멸시키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며 “내란죄는 폭동으로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 침해하는 것으로, 그 성격과 중대성은 어떤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육군참모총장과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 정보사령관 등 부대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리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여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윤 전 대통령 및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메모를 작성하는 등 사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기간 계엄 선포 실행 행위에 관해 구체적인 메모를 작성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했다”며 “주요 정치인 등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고 선관위 서버 탈취를 지시하는 등 내란 실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이 부하에게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하고도 이를 부인한 위증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에 대비해 병력 투입 방안을 준비하고, 계엄 당일 수방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해 봉쇄하려 한 혐의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본회의장에 들어가 한 명씩 들쳐업고 나오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이 전 사령관도 부하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중요임무를 담당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총장에 대해서는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이를 근거로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에게 국회 출입 차단을 요청해 국회가 재차 봉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전 총장이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거나 적극적으로 계획하지 않았고, 특전사 병력의 테이저건과 공포탄 사용을 금지해 더 큰 피해를 막은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곽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특전사 병력을 국회 등에 투입해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저지하려 한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다만 수사 초기 자술서를 제출하고 수사와 재판에서 일관되게 진술하며 진상 규명에 협조한 점을 반영해 형을 감경했다.
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등과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선관위 직원 체포와 서버 확보를 준비하고 정보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직원 체포를 계획하고 병력을 투입해 청사를 점거한 뒤 서버 확보를 위한 수색을 지시했다며 “사전 가담 경위와 정도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면서 보석으로 풀려나 있던 이 전 사령관과 박 전 총장, 곽 전 사령관의 보석을 취소하고 이들을 재구금했다.
선고 직후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피고인 별 형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군 지휘부에 있던 피고인들이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장기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을 모의한 사실을 인정한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판결문의 구체적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여부와 그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별로 구형량보다 형을 대폭 낮춰 선고했다”며 “오늘의 판결은 우리 군과 시민 앞에서 너무 부끄러운 선고”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