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탄핵정국 길어지면 경제성장 갉아먹는다"…신평사의 경고

박미경 기자I 2025.01.07 17:00:14

7일 한국신용평가 웹캐스트
과거 빅이벤트 대비 영향 제한적
길어지면 소비심리·기업투자 부정적
1분기 회사채 만기 집중…모니터링 필요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정국 등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 대외신인도 하락,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올해 등급전망 ‘부정적’ 업종으로는 석유화학, 건설, 제2금융권 등이 꼽혔다.

서울 여의도 전경. (사진=이데일리DB)
7일 한국신용평가는 ‘경기 둔화와 트럼프 2.0의 파고 속 2025 산업별 전망 분석’ 웹캐스트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최형욱 한신평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을 전후로 환율이나 주가 급등에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정부 신용도나 개헌 시장 금리, 크레딧 스프레드 등은 과거의 빅 이벤트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환율, 국내외 경제 펀더멘탈의 차이,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이에 따른 금리 전망 불안까지 겹치면서 원화 절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고환율은 여러 가지 경제적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거시 변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한다면 소비 심리나 기업 투자 등 경제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은행은 3번의 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A급 회사채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가시적으로 축소됐고, 하반기부터는 기업어음(CP) 스프레드도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회사채 발행 시장도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 하락과 함께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째 순발행 기조를 이어갔다.

최 실장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크레딧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집중되는 회사채 만기 도래 상황에서 기업들의 원활한 리파이낸싱 여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건설, 석유화학과 같은 업종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2금융권의 A급 이하 채권의 발행 여건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상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기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신평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과 성장률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와 공급망 분절화 확대 시 글로벌 성장이 저해될 것이고 연쇄적인 보복 관세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신평은 증권업종에 대해 산업전망 ‘비우호적’,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증권업의 경우 부동산PF 시장 위축에 따른 중소형사의 실적 저하로 인해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윤기 한신평 연구원은 “2019년부터 2024년 3분기까지 실적 수준을 분석한 결과 대형 증권사의 경우 과거 최대 분기 실적의 88% 수준까지 이익이 회복됐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55% 수준에 그쳤다”며 “특히 기업금융(IB) 부분에서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한신평은 부동산신탁업, 저축은행, 캐피탈, 이차전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철강, 유통, 건설 산업에 대해서도 산업 전망을 모두 ‘비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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