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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롯데그룹, 승부수는 바이오?…시장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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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기자I 2021.03.23 16:58:27

롯데쇼핑 유통 3사중 가장 뒤처져
대산공장 화재로 케미칼마저 지난해 영업익 급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으로 눈돌린 듯

2019년 12월말 주가를 100으로 환산한 상대주가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3월 23일 종가기준 롯데지주는 85를, 롯데쇼핑은 90을, 롯데케미칼은 13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7로 상승했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롯데그룹이 쪼그라는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유통과 케미칼의 양대 축이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절박감은 이해하지만, 이번 베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의구심이 여전하다.

롯데지주(004990)는 23일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엔지켐생명과학을 포함해 많은 바이오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지분투자와 조인트 벤처 설립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롯데케미칼(011170)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바이오사업 진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엇갈린 주가 희비…시장은 ‘글쎄’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검토와 관련해 주가희비는 엇갈렸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는 전일대비 1.07%(350원) 오른 3만3100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진출에 선을 그은 롯데케미칼(011170)은 2.21%(7000원) 하락한 31만원으로 마감했다.

롯데가 점찍은 것으로 알려진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무려 10.30%(1만1400원) 오른 12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온 등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고, 앞으로 먹거리를 고민하면서 바이오는 당연히 투자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는 소재”라며 “바이오사업과의 연관성이 크게 없고, 투자시 자금 조달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5대그룹중 하나인 롯데그룹에서 1500억원 규모의 투자라면 그룹차원 크레딧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묘수를 짜는 데 있어 바이오나 이커머스는 포함될 수 밖에 없다“며 ”이베이는 매력적이지만 자금 여력이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지주는 ‘AA(안정적)’ 등급이고, 롯데쇼핑(023530)은 ‘AA’에 ‘부정적’ 등급전망이 붙어있다. 호텔롯데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이고. 롯데케미칼은 롯데지주보다 한 단계 높은 ‘AA+(안정적)’ 등급이다.

투자대상으로 거론되는 엔지켐생명과학(183490)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약 후보물질 ‘모세디피모드(EC-18)’를 가지고 여러가지 약을 개발 중인 게 엔지켐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롯데지주도 전략이 있을 텐데 유통 등에는 한계가 있어 신사업으로 바이오라든지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7년이후 그룹 실적 저하 이어져

실제 롯데그룹은 2017년이후 실적이 내리막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비금융부문 영업이익(EBIT)은 2016년 4조5910억원을 고점으로 5년째 우하향세를 기록중이다. 2019년엔 3조원에 그쳤고, 지난해 1분기엔 340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 6.7%에서 2019년 4.3%, 지난해 1분기엔 0.1%까지 추락했다.

롯데그룹은 소매유통 매출이 전체의 28.9%를 차지하고, 화학이 22.8%로 뒤를 잇는다. 음식료 10.1%, 호텔 10.7%, 건설 8.0%, 기타 14.3%, 금융 4.2% 등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그룹의 연평균 매출은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평균 13.2% 감소했다. 그룹의 총차입금은 2019년말 기준 36조5000억원 수준이다.

야심차게 추진한 롯데온이 지지부진하며 대표이사가 사임했고,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대산공장 화재로 인해 케미칼부문 호조를 누리지 못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1조1073억원)대비 67.8%나 급감한 356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영업익은 3461억원으로 전년(4279억원)대비 19.1% 줄었다.

신평사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3, 4월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추세가 맞다”면서도 “우려하는 것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회복이 될 지, 예전 수준을 회복할 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현재 롯데쇼핑은 ‘AA’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고 있어 오는 4~6월 정기평가때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바이오를 한다는 건 예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만큼이나 당황스럽다”며 “제대로 투자하거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이면 몰라도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검토는 산업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신재생, 바이오 등 산업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화학부문에서 유가 올라가며 사이클 저하가 적은 편이고, 롯데온도 구조조정과 더불어 실적 자체는 개선되는 추세”라며 “전년동기로 보면 3분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캐시카우는 견조해서 좀 바닥을 다지고 지나가는 시기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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