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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선언…‘가을 약속’ 번복 시 극한대립 불가피
손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선언’의 발표 시기에 대한 질문에 “아직 최종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내일쯤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초 12일께 이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평화당 비당권파 탈당 선언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측은 선언에 포함될 내용을 함구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당의 진로와 내년도 총선 전략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본다. 그간 손 대표가 거대 양당체제 타파와 다당제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돼 제3지대를 구축하자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손 대표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경우 지난 4월에 한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은 사실상 지킬 수 없게 된다. 그간 손 대표의 즉각 퇴진을 압박해온 당내 유승민·안철수계 의원과의 당권파 사이의 갈등도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결별밖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 측이 유승민·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들과 깨끗한 결별을 제안할 것이라는 예측도 한다. 손 대표가 이른바 ‘합의이혼’에 걸림돌이 되는 100억원 수준의 자산을 당을 떠나는 의원들에게 입법·정책개발지원비 명목으로 지원해 해결하고, 비례대표 당적을 풀어주면 예상보다 어렵지 않게 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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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유승민·안철수계가 바른미래당을 떠나게 되면 당에는 당권파와 박주선 의원 등 호남계 의원만 남는다. 대안정치연대 입장에서는 유승민·안철수계 의원이 없다면 바른미래당과 함께하기 훨씬 편해질 뿐 아니라 지지부진한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동력도 불어넣을 수 있다. 대안정치연대가 바른미래당에 들어간 뒤 당명을 바꾸는 방식으로 제3지대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반면 손학규 선언을 계기로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더 출구 없는 계파싸움을 벌어질 경우, 제3지대 구축은 더욱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 바른미래당에 남겨둔 것이 많은 상황에서 먼저 떠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안정치연대는 현 평화당 탈당 의원들로만 먼저 신당을 만든 뒤 추후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제3지대 구축 동력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안정치연대가 평화당을 탈당하기 전보단 ‘손학규 선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제3지대 구성 추진력을 만들기 위해선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라며 “대안정치연대로서는 티는 안내도 손학규 선언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