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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의지 피력한 尹, 대통령실도 업무정상화 시동

김기덕 기자I 2025.02.26 13:43:21

비상계엄 이후 석달만에 정책브리핑
尹 개헌 언급에 용산 “새로운 시대 희망”
“대통령 부재에도 쉬지 않고 정책 추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 복귀를 전제로 개헌 카드를 꺼내들자 현 정부와 운명을 같이 하는 대통령실도 즉각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개헌을 공론화하는 여론전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개헌이 헌재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은데다 거대 야당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사진=헌법재판소 제공)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실현돼 우리 정치가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11차 변론을 진행하는 동안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마지막 변론 절차를 통해 윤 대통령이 본인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개헌 카드를 꺼내자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임기 단축 개헌 추진, 국민통합 그리고 총리에게 국내 문제 권한 대폭 위임 등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먼저 87체제(1987년 헌법)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개헌과 정치 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복귀를 전제로 본인의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며 사실상 이원집정부제를 실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요소가 혼합돼 있는 절충적 정부 형태로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의 권한을 갖고 평상시에는 총리가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행사하는 정부 형태다.

이같은 개헌 카드에 야권은 ‘헛된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군경을 동원해 헌정을 파괴하려 한 내란범이 다시 권력을 쥐고 헌정을 주무르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권한 이양 같은 헛된 말장난에 국민이 속아 넘어갈 것 같나냐”고 일갈했다.

이와 달리 여당은 개헌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운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진정성 있게 개헌을 강조한 부분도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라며 “대통령이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24년 합계출산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통령실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석달만에 출산율 반등을 주제로 정책브리핑을 열었다. 현 정부 들어 일 가정 양립·양육·주거 등 저출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날 헌재 기각 결정을 전제로 최후 진술을 했던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헌재 탄핵심판 기각을 가정하고 정책 브리핑을 진행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탄핵심판은 헌재가 진행 중이니 대통령실이 답변할 건 아니다”며 “대통령실이 그동안 브리핑을 하진 않았어도 손을 놓지 않고 중장기 정책을 쉬지 않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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