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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KG타워 KG홀에서 ‘코로나 시대, 플랫폼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ECF) 2020’에서 박태훈 왓챠 대표는 “2011년 처음 회사를 창업할 당시 거의 모든 온라인 서비스가 모두에게 똑같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개인화’ ‘자동화’ ‘추천’을 왓챠피디아의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고 말했다.
사용자별로 영화, TV, 도서 등에 대한 맞춤형 예상별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인 왓챠피디아는 총 6억개(1인당 100개 이상) 이상의 국내 최다 별점 데이터가 밑바탕에 있다. 1인당 10개 미만인 CGV(총 2600만개)나 네이버(1200만개)와 비교 불가 수준의 데이터양이다. 누적회원은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 1월 출시한 OTT 플랫폼 왓챠는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인 410억원가량의 투자 유치만으로도 매년 급격한 구독자수 확대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왓챠가 투자금 대비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경쟁력은 바로 데이터였다”며 “회사 누군가의 취향이나 감이 아니라 개인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효율적인 콘텐츠를 골라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돈과 오리지널 콘텐츠만이 OTT의 성공 요소가 아닐 수 있다고 운을 뗀 박 대표는 퀴비(Quibi)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디즈니 전 회장이자 드림웍스 설립자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만든 퀴비는 2조원을 투자 유치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내세웠지만 출시 6개월 만에 폐업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가 지난 4년 동안 한국에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19편, 드라마는 6편에 불과하다”며 “넷플릭스는 데이터를 가지고 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왓챠도 마찬가지다. 추천 엔진을 잘 만드는 것보다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중요하고, 앞으로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왓챠는 앞으로 넷플리스처럼 규모 있는 토종 OTT가 되기 위해 한류 콘텐츠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일본에 진출했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넷플릭스가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듯이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만들었을 때, 한류 콘텐츠가 인기 있는 아시아에서 얼마나 규모를 갖췄느냐가 지속 가능한 콘텐츠 제작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