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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관세청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는 인천공항 T1 DF1(화장품·향수) 및 DF5(의류·피혁) 사업자로 신세계디에프를 선정했다.
이번 경쟁 입찰은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이 T1 면세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총 30개 매장(8091㎡) 가운데 26개 매장(7905㎡)에 대한 입찰이 진행됐다. 취급 품목은 공항면세점 주력 제품인 화장품·향수와 피혁·의류 부문. 공사는 롯데가 반납한 사업권 중 DF8(탑승동·전 품목)을 DF1과 하나로 묶어 입찰에 부쳤다.
신세계는 평가 항목 점수 중 절반을 차지하는 ‘운영인의 경영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텔신라(008770)는 이 항목에서 500점 만점에 각 397.1점(DF1)과 373.13점(DF5)을 받았지만 신세계디에프가 각 473.55점과 433.82점으로 80점 이상 높았다.
신세계가 이처럼 높은 점수를 얻은 데에은 높은 입찰 금액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DF1과 DF5 총 입찰 금액을 3370억원으로 써냈다. 반면 신라 입찰금액은 2698억원으로 신세계보다 약 672억원 낮다.
최종 입찰 후보자였던 호텔신라 관계자는 “국제공항 면세점의 운영 전문성과 차별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했다”면서도 “입찰 금액에 밀려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2개 면세구역 사업권을 ‘싹쓸이’하면서 면세업계 시장 점유율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신세계 시장 점유율이 12.2%에서 최대 19%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다음 달 센트럴시티점까지 열면 점유율은 2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위기 의식을 갖게 됐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29.5%를 기록한 신라면세점은 최근 5년간 점유율 20~30%대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이 590억원으로 전년 802억원보다 약 26%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뒤늦게 면세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명동점을 연 사업 첫해인 2016년 15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08억원으로 한 해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6년 308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약 9200억원대로 세 배가량 뛰었다.
신세계의 이번 사업권 확보는 양강 구도였던 국내 면세업계 판도가 본격적인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형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롯데면세점이 42.4%로 1위다. 그러나 5년 전인 2013년 52.3%를 기록했던 시장점유율은 매년 2~3%씩 하락하면서 2016년 48.7%로 50%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40% 초반대까지 밀리면서 롯데면세점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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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에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라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