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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검찰은 SK와 LG가 안 전 수석에게 사면과 관련해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의 휴대폰을 분석한 결과 김창근(67)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겠다”며 “최태원 회장 사면 복권에 대한 감사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최 회장은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중이었다. 최 회장은 광복절 특사에 포함되면 2년 7개월 만에 풀려났다.
SK는 2015년 11월 미르재단에 68억원을 출연했고 지난해 2∼4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또 대전과 세종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는 등 박근혜 정권 사업에 통큰 투자를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사면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안 전 수석에게 감사 문제를 보낸 것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LG 역시 안 전 수석에게 사면 청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현회 LG 사장은 지난해 7월 26일 “구본상 부회장이 95% 복역을 마친 상황입니다. 8·15특별사면 대상 후보로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검토해보시고…”라는 문자메시지를 안 전 수석에게 보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된 구본상(48) 전 LIG넥스원 대표는 이같은 로비에도 불구하고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씨 소유의 미승빌딩 관리인이 두 차례나 청와대에 출입해 박 대통령의 침실 인테리어를 해줬다는 진술도 공개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청와대에도 수리업무자가 있을 텐데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부탁해서 관리인이 사소한 일까지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