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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인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를 대신해 극단 학전 출신 배우 장현성이 대리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장현성은 “학전은 1991년 소극장 학전으로 개관했다. 1994년에 극단 학전이 시작했고 올해 개관 33주년이 됐다. 그동안 약 450여 명의 배우들이 거쳐갔고 약 300명의 스태프, 200여 명의 직원이 학전을 지켰다. 그 중심엔 김민기 선생님이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장현성은 김민기 대표로부터 전달 받은 수상 소감을 읽었다. 그는 “선생님이 얼른 쾌차하셔서 신나고 좋은 작품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여러분의 열정을 선생님께 꼭 전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남자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조승우도 수상의 영광을 학전과 김민기 대표에 돌렸다. 조승우는 2000년 극단 학전에서 ‘의형제’로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조승우는 “스물 한 살 나이에 학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학전은 저에게 배움의 터전이었고 집 같은 곳이었고 관객과 만나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었으며 추억의 장소였다”며 “김민기 선생님은 저에게 스승님이자 아버지이자 친구이자 가장 편안한 동료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투병 중이신 김민기 선생님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좋겠다. 선생님이 저와 꼭 다시 작품을 해주시면 좋겠다. 이 모든 상의 영광을 학전과 김민기 선생님께 바치겠다”고 전했다.
학전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곡한 가수 김민기가 1991년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이다. 김민기 대표는 1994년 극단 학전을 시작해 ‘지하철 1호선’, ‘의형제’, ‘개똥이’ 등으로 한국적 창작뮤지컬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방은진, 김무열, 김희원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한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김광석 등 가수들도 소극장 학전에서 관객과 만났다. 김광석은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매년 콘서트를 열었고, 이곳에서 라이브 공연 1000회의 전설을 만들기도 했다. 김민기 대표는 어린이 정서 함양을 위해 다수의 어린이 공연도 극단 학전을 통해 꾸준히 선보였다.
학전은 극장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지속적인 경영난과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으로 폐관 시기를 고민해왔다. 김민기 대표가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으면서 폐관을 결정했다.
다만 극장 폐관은 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학전’ 공간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날 대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유병채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정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학전의 뜻, 김민기 선생님의 뜻을 어떻게 이어갈지 협의를 해왔다. 건물주와 협의가 잘 돼 건물을 지금의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합의를 얻어냈다”라며 “김민기 선생님이 다시 회복하면 마무리해서 3월 이후에도 학전의 뜻, 김민기 선생님의 뜻이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