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에서는 IT, 약학, 의학 등에 두루 지식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원한다.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일해 본 경력자를 더욱 선호한다. 하지만 채용시장과 기업들의 눈 높이가 좀 맞지 않는 듯 하다.”(B 바이오기업 임원)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보니 관련 교육을 받은 인재풀 자체가 적고, 바이오 기업들 규모가 작아 임금 수준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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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화학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6.6% 성장해왔고 바이오 인력 규모 성장률도 4.7%에 달한다. 바이오분야 핵심인 연구인력은 총 1만4888명으로 석사가 6684명(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사는 5056명(34%), 박사는 2363명(16%) 수준이다.
하지만 산업의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12대 주력사업 부족인원 중 바이오·헬스분야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3.7%로 전 산업 인력 부족률 평균인 2.5%보다 높은 수준이다. 바이오기업의 신규·대체인원 충족률 역시 2018년 기준 83.9%에 불과하며 연구직, 개발직은 각각 81.6%, 77.2%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인력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직무역량을 갖춘 연구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산업은 벤처기업들의 비중이 높고 이들 기업의 제품 매출액 및 수익은 상대적으로 낮아 산업 평균 임금수준이 전자나 IT분야와 비교해서 낮기 때문이라는 점도 인력 수급이 어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은 채용설명회도 열고 정부의 채용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직무에 맞는 인재를 찾기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직무에 맞는 바이오 생산·개발인력 양성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나 중장기적으로 R&D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석·박사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현장 요구수준의 기술과 실무역량 부족을 채워줄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말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바이오산업이 성장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도 없었고 인력들이 바이오산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았다”면서 “산업이 커가고 기업들이 성과를 내면서 많은 인력들이 바이오 기업에 눈을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