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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금통위원들 "한은, 새로운 중앙은행 역할 고민해야"

김혜미 기자I 2020.04.20 15:09:02

신인석 위원 "코로나19 이후 새 중앙은행 역할 필요"
조동철 위원 "과거 명성, 극복해야 할 레거시일수도"
20일 이임식..21일 새 금통위원 4명 임명장 수여식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세계 경제환경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며, 한국은행이 그에 걸맞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임기를 마치는 신인석 금통위원은 이임사에서 “이제는 과거와 달리 새로운 중앙은행론이 필요한 시기이며,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인 수단 외에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 및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경제환경이 크게 변모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충격이 단기에 그치고 향후 성장률이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경제환경에는 생산, 성장률, 고용, 물가 등 많은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변동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같은 점을 고려해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한 환경에 맞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철 위원도 한국은행의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조 위원은 이임사에서 “중앙은행의 권위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로 다져진 지적 리더십과 이에 기반한 정책수행에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이 과거 쌓아 온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로서의 명성이 이제는 극복해야 할 ‘레거시(Legacy)’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권력은 절대 남용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면 작지않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같은 점을 균형있게 고려해 한국은행이 주도적으로 운전하는 한국 경제는 급발진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행 완행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없는 안락한 열차가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그동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중에서도 두드러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보여왔으며, 이번 달 금통위에서도 0.25%포인트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이일형 위원은 별다른 퇴임 소감을 남기지 않았다. 오는 21일에는 신임 금통위원인 조윤제 전 주미대사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등이 새 금통위원으로 취임한다.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고승범 위원도 이날 임명장을 받고 3년 더 금통위원으로 일하게 된다.

20일 오후 금통위원 이임식 직후 금통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왼쪽부터)임지원·고승범·조동철 위원, 이주열 한은 총재, 이일형·신인석 위원, 윤면식 부총재.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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