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1년만에 평양 찾는 조명균.. 北 김정은 위원장 만날까

김영환 기자I 2018.07.02 16:09:34

조명균, 남북 통일 농구대회 계기 평양 찾아
북미 후속 회담 앞두고 중요 시기에 방북..北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
"가을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추진"

취임 1주년을 맞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해 7월3일부터 통일부 장관직을 수행해온 조명균 장관이 취임 꼭 1년이 되는 3일 평양을 찾는다. 지난 2007년 12월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재직 시절 평양에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수행원으로 방북한 지 11년만의 평양 방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곧 평양을 찾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조 장관이 이번 평양 방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 장관은 2일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내일 제가 단장으로 가는데 평양에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개최된다”며 “7~8월에도 (남북 사이에) 여러 일정이 있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가을에는 4.27 판문점 선언 합의대로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됐다. 남북 관계에 맞물려서 북미 관계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남북통일농구대회를 계기로 이뤄지는 방북이지만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북미가 3주 가까이 고위급협상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 장관의 역할에도 시선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듯 북미간 협상에 조 장관이 측면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장관은 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간 체류한다. 앞서 남북 정상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했던 조 장관이기에 남북 고위급 회담 카운터 파트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철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 인사들과도 접촉이 관측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아무래도 가서 농구대회만 보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통일 농구대회를 의미있게 함께 하는 것이 목적인데 방북하면 다양한 계기에 북측 인사들과 만나 남북관계 현안이나 다른 사안도 논의하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 관계 역시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정부가 갖고 있는 기본 입장”이라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 구도가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북미 관계 역시 속도감있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한 시점에서 조 장관이 청와대의 의중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될 공산도 높다. 판문점 선언 이후 이를 이행하기 위한 남북 교류가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북한 비핵화가 없이는 대북 제재 완화도 뒤따르지 못하고 이 경우 남북 교류는 수박 겉핥기에만 그칠 수 있다.

조 장관은 다양한 남북 교류 행사를 짚으면서 “이런 과정들을 거쳐 가을에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개최될 예정”이라며 “다행스럽게도 지난 1년 동안 남북 관계와 한반도에서 많은 일들과 변화가 있었는데 남북 관계를 관장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 과정에 함께 동참하는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가을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단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이 밝힌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남북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일정 부분 이행하고 이에 따라 대북 제재가 일부 해제되는 과정에서 경협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 섞인 발언으로 이번 방북의 무게감이 엿보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