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택시장 호황세는 재건축시장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래미안 블래스티지)의 분양 성공 이후 잇따라 분양에 나선 재건축 단지들이 계단식으로 분양가를 올리며 주변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결국 정부가 중도금대출 규제를 내놓았지만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스)가 이를 뛰어넘고 분양 성공을 이뤄내면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가을 분양 성수기와 이사철이 시작되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매매가 상승 흐름은 추석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만큼 무리한 추격매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건설사들의 분양일정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내 분양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 도입하기로 했던 가계부채 대책이 오는 10월로 앞당겨 시행되면서 주택시장 위축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75만 가구가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만큼 역전세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 역시 공급우려를 키우고 있다. 계속 오르던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지난 6월부터 하락세(5월 73.77% → 6월 73.63%)로 돌아섰고 서울은 8월 들어 7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서울의 경우 향후 2년간 입주물량이 연평균 2만 8646가구로 최근 10년(2007~2016년) 연평균 입주가구 수(3만 2052가구)보다 적은데다가 재건축 등으로 이주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역전세난 가능성이 적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간의 금리 인하 기조를 끝내고 인상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 과거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역시 약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벌써 국외·국내금융시장은 벌써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낮겠지만 문제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장기에 걸쳐 점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무리한 대출을 끼고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금리변화에 대비해 부채상환 능력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