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0년 9월 27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거주지에서 동거녀 B씨의 사촌 여동생인 C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C씨는 B씨의 식당 일을 돕기 위해 같은 달 초부터 이들 집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건 당일 C씨가 지병 치료를 위한 약을 먹고 잠들었다가 술을 먹고 들어온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단순 준강간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법리 검토 끝에 처벌 수위가 한 단계 높은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형법상 준강간 혐의는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는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2017년께부터 동거하면서 안방을 함께 사용한 점과 A씨가 C씨를 ‘처제’, C씨가 A씨를 ‘형부’라고 호칭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와 B씨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고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이들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동거녀 B씨가 법률상 부부 관계에 있던 D씨와 이 사건 이후 합의 이혼했으며, A씨가 사건 당시까지 B씨의 자녀를 만난 사실이 없다”라며 “피해자가 A씨와 B씨의 동거 기간에 관해 B씨로부터 들은 이야기 외에 구체적 사실에 대해 알고 있지 않고, A씨와 B씨가 공동재산을 형성한 게 있는지 등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비추어보면 A씨와 B씨 간 혼인 생활의 실체가 존재했다고 입증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사건 당시 A씨와 B씨는 사실혼 관계라고 보기 어려워 1심 판결의 사실 및 법리 오인에 이유가 있어 원심을 파기한다”며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가 아니라 준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에 있는 친족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피해자와 피고인이 평소 처제, 형부라고 호칭한 점,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점, 피고인이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