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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화학, '전기차·배터리' 콜라보 통했다

김영수 기자I 2020.09.02 15:38:34

'전기차&배터리 챌린지'..혁신기술 보유 스타트업 대거 응모
글로벌 스타트업 중심 지원 폭주..응모 기간 2주 연장
최종 선발 업체엔 지분 투자·양사 공동 협력 기회 제공
현대차·LG화학 추가 공동 프로젝트 진행 가능성 주목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현대·기아차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콜라보(collaboration)’가 제대로 통했다. 현대·기아차와 LG화학(051910)이 손잡고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전기차&배터리 챌린지’에 글로벌 스타트업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전은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공모전이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고 LG그룹 회장 간 단독 회동에서 이뤄진 전기차 관련 포괄적 협력 방안의 일환인 만큼 앞으로도 양사 간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과 LG그룹 구광모 대표가 지난 6월 22일 LG화학 오창공장 본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그룹 경영진들과 미래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현대자동차)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LG화학이 지난 6월 공동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찾는 프로그램인 ‘전기차&배터리 챌린지’에 200여 개를 웃도는 글로벌 스타트업이 응모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전의 응모 분야는 △전기차 주행 거리와 안전성 증대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배터리 효율과 사용 편의성 증대를 위한 제어 및 유지 보수 △전기차 구동부품 등 7개다.

주최 측은 지원 스타트업이 폭주하면서 당초 마감일인 지난 달 28일에서 응모기간을 2주 더 연장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28일 응모 마감일이었지만 신청 및 서류작성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모업체들이 늘면서 2주 더 연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선발까지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지원 업체 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만 주로 국내보다는 해외 스타트업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귀뜸했다.

업계는 작년 LG화학이 배터리 분야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첫 기술공모전인 ‘더 배터리 챌린지’에 응모한 스타트업이 27개국 129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모전에는 전기차 분야가 포함돼 200여 개를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LG화학은 미국 업체 4개, 영국 업체 1곳 등 최종 5개 업체를 선발하고 공동연구 기회뿐 아니라 최대 200만 달러(약 24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했다.

현대·기아차가 가세한 이번 공모전 역시 차별적인 기술과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찾아서 기술을 검증한 뒤 전략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최종 선발 업체 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10개 미만 업체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최종 선발된 업체와는 오는 11월 미국 현대크래들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워크숍에서 협업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7년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을 출범시켰으며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세계적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LG화학이 공동으로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만큼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며 “기술개발, 합작사 설립 등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공동 프로젝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LG화학은 주로 현대차 전동화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해왔으며 2022년 출시될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 일부에도 공급 기업으로 선정된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준비 중이다.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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