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업계 관계자가 모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공개 간담회에서 웃으며 한 말입니다. 하반기 국내 리츠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리츠는 아직도 생소한 투자자산이지요. 그렇다 보니 리츠는 왜 이럴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한가지가 바로 리츠 공모가는 왜 모두 5000원일까입니다.
이상하죠? 보통 상장할때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고 주관증권사와 협의해서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합니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서 최종 공모가를 정하죠. 좀 더 높은 가격에 많은 물량을 받겠다는 기관들이 많다면 공모가는 자연스럽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반대면 희망범위 하단에서 결정되겠죠.
리츠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하는데, 그 전에 미리 공모가가 정해집니다. 궁금증이 생깁니다. 리츠마다 자산도 다르고 목표배당수익률도 다른데 왜 시장에서 옷 잔뜩 쌓아놓고 ‘골라 골라 5000원’이라며 파는 것처럼 모두 공모가가 똑같을까. 혹시 담합일까요? 그런 의심을 하기엔 공모가가 좀 싸죠.
사실 2017년 이전에 상장한 리츠는 그래도 공모가가 좀 다양했습니다. 2011년에 상장한 에이리츠(140910)와 2012년에 상장한 케이탑리츠(145270) 공모가는 5500원이었고요. 2016년 9월에 상장한 모두투어리츠(204210)는 6000원이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5000원에서 크게 비싸게 부르진 않았네요.
아하. 기업들은 상장할 때 발행할 주식을 미리 정하고 공모가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회사로 들어오는 돈이 달라지죠. 그런데 리츠는 어차피 편입된 자산 가격이 딱 나오니 그 가치만큼의 공모금액을 모으면 되니 공모가 5000원으로 하고 발행주식을 가치에 맞게 정하는 식인 겁니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원도 이렇게 설명합니다. “법적으로 5000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된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액면가 5000원으로 하면 배당 계산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