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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네이버i로 스마트폰 가상비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말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인 후 iOS까지 출시하며 기존 강자인 구글나우와 시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i는 네이버랩스가 공개했던 인공지능 서비스 아미카(AMIKA)를 개선해서 만들었다. 아미카는 지난해 10월24일 개발자회의 ‘커넥트’에서 공개됐다. 이후 스마트폰이나 PC, 태블릿PC에서도 다양한 디바이스나 메신저 앱에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시중에 나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iOS는 아이폰6 이상 버전부터 네이버 앱에서 쓸 수 있다. 네이버i는 네이버앱 내 ‘네앱연구소’에서 실행시킬 수 있다.
네이버i와 구글나우, 애플 시리는 음성 검색을 기반으로 한 점에서 비슷했다. 다만 네이버i는 모바일 메신저 형식으로 검색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 달랐다. 구글나우나 시리보다도 검색된 정보를 읽어주는 양이 비교적 많았다.
네이버는 네이버i를 기계와 사람을 이어주는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음성 인식을 고도화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추천해주는 서비스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부문 리더는 지난 7일 대학원·교직원 대상 개발자행사 ‘콜로키움’에서 “차후에는 지도나 길 찾기 등에 대해서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i·구글나우·시리 사용해보니
스마트폰 가상비서 시장을 선점한 구글나우와 애플 시리와 비교해 네이버i를 사용해봤다. 음성 인식 수준은 세 서비스 모두 큰 차이는 없었다. 대화보다는 음성 인식 검색에 가깝다는 점도 비슷했다.
예컨대 미세먼지라는 키워드를 음성으로 입력했을 때 네이버i와 구글나우 모두 지역 내 미세먼지 정도를 검색해 알려줬다. 네이버i는 결과값에 대해서 직접 읽어줬다. 대화에 대한 기록도 남았다. 단순 음성 검색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네이버i를 키우려는 네이버의 의도가 보인다.
시리는 한국어 문장으로 된 질의 부분에서도 취약점을 드러냈다. “페이스북 창업자가 누구야”라는 질문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문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자연어 검색에 대한 기술이 구글과 네이버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반면 네이버i는 ‘마크 저커버그’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저커버그의 약력을 보여줬다. 검색된 정보지만 연이어 연관 질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3곳 모두 ‘가상비서’라고 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구글나우와 네이버i 모두 키워드 중심의 단문 문장에는 반응했다. 계속해서 연관된 질문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아직은 부족했다. 더 많은 대화 데이터와 인공지능 고도화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