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구원파' 세모 유병언家, 숨겨진 비밀들

정태선 기자I 2014.04.23 18:05:20

청해진해운 임직원 대부분 '구원파' 신도
경영·종교 분리 않고 '공동체' 중시..밀행
檢, '구원파'도 수사대상으로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세월호의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가운데,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계열사의 대표 등 고위직 임원 대다수가 구원파의 핵심 신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해진해운의 전 직원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첫째와 둘째 아들인 유대균·유혁기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변기춘 대표나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 소속 직원 90% 이상 구원파의 신도다. 이들은 애초 신도가 아니더라도 교육을 통해 주변 직원들을 신도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그룹, 구원파 실체...오대양사건 관계는?

구원파는 1962년대 유병언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씨가 설립했으며 이후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다. 이 가운데 유병언 전 회장을 따르는 조직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만여 명의 신도를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교단에서는 회개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구원파는 “죄를 깨닫기만 하면 구원받을 수 있고 한번 영혼의 구원을 받으면 육신은 자연히 구원된다”고 주장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는 1992년 총회를 열어 이 교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유 전 회장은 세모그룹을 이끌기 전부터 구원파의 목사로 활동했다.

그룹경영과 종교를 사실상 분리하지 않은 채 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밀행을 즐기는 유 전 회장의 기존 행보를 고려하면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관계사 임직원 대부분이 구원파 신도라는 얘기에 신빙성을 더한다.

세모그룹의 모태가 된 삼호트레이딩도 유 전 회장과 구원파 교인들 12명이 부도 회사를 인수해 시작했다. 자금 여력이없었지만, 교인들이 개인 재산을 헌금 형식으로 내면서 기반을 잡았다. 이후 완구수출에 성공했지만, 임금을 제때 주지 않는 방식으로 수익을 더 많이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에 관여하면서도 목사였던 유 전 회장은 1987년 종말론 등을 내세우며 한국 최초의 종교집단 자살사건으로 알려진 ‘오대양 집단자살사건’과의 연관설로 검찰수사를 받기도 했다. 오대양사건은 당시 구원파와는 별도로 활동해 온 박순자라는 여인이 차린 ’오대양‘이라는 회사가 일으킨 사건이다. 특정교파의 광신도 32명이 금전문제에 얽혀 집단자살해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자의에 의한 집단 자살‘로 종결됐지만 유 전회장은 오대양 신도들에게 거액을 빌린 후 갚지 않은 상습사기 혐의로 1992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檢 ‘구원파’도 수사대상 포함..유병언 일가 자택 수색·종교자금도

검찰은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유 전 회장이 핵심인물로 알려진 ‘구원파’도 종교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수사대상에 포함했다.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 검찰은 구원파가 단순히 세모그룹 임직원 다수를 신도로 두는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청해진해운은 구원파와 관련한 환경단체인 한국녹색회가 2002년부터 100억여원을 들여 경북 청송군 현서면 보헌산 천문대 인근 임야와 논밭900여 만㎡을 매입하는 것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단 농장의 토지 소유주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의 두 아들로 확인됐다.

또 유 전 회장 일가와 세모그룹 고위 임원들은 현대 염곡동 일대 고급 주택단지에 이른바 ‘세모 타운’을 형성해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아울러 유 전 회장 일가는 지주사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왔다. 청해진해운과 지분 관계로 얽힌 관련 회사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아이원아이홀딩스에 약 18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2008년 12억6000만원, 2011년 3억원, 2012년 1억 4000만원 등 지난 5년간 모두 17억 원을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배당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대균(19.44%)씨와 차남 혁기(19.44%)씨 등 유씨 3부자가 최소 4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20여곳 압수수색, 전방위 수사..해외은닉 재산도 수사망 좁혀

검찰은 횡령·배임·탈세·분식회계 등 오너를 겨냥한 기업수사에 등장하는 사실상 모든 혐의를 샅샅이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상당 부분 현금으로 오가고 세금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종교단체 자금이 비리의 온상이 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3일 오전 유 전 회장의 자택 등 20여 곳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 구원파와 경기 안성의 금수원, 건강식품 판매회사 다판다 등과 유 전 회장 일가가 실제 소유하고 있는 청해진해운 관련사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특히 검찰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도 집중수색했다. 염곡동 저택에 경영비리 수사의 단서가 상당히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해외에도 상당한 것으로 보고 해외 은닉 재산에 관해서도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23일 사회섹션 <[세월호 침몰]청해진해운 직원 상당수 가입한 ’구원파‘의 실체는?> 제하 등의 기사에서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고, 이준석 선장 및 그의 부인 그리고 세월호 선원 상당수가 구원파 신도이며, 구원파는 한 번 영혼 구원을 받으면 육신은 자연히 구원을 받고 유 전 회장의 사업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교리를 갖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이 구원파를 설립한 목사로서 세월호 실소유주이고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핵심 재산관리인이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지검 수사에서 오대양사건이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 전 회장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고 유 전 회장이 1981년 교단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준석 선장과 그 부인은 기독교복음음침례회 신도가 아니고 세월호 선원 중 해당 교단 신도는 의사자 정현선 씨를 포함하여 2명에 불과하다고 알려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노동·임금착취와 관련하여 관계기관으로부터 처벌을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 공식 교리집에는‘사업에 동참하는 것이 기도이고 예배라거나 죄를 깨닫기만 하면 구원 받고 영혼이 구원을 받으면 육신도 함께 구원받는다’는 내용 및 ‘기도와 예배를 부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며, 국제영상 및 노른자쇼핑이 유 전 회장의 계열사가 아니고,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정?관계에 로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 출신이나 재산관리인이 아니며 우정학사는 각 지역에서 유학 온 대학생에게 숙소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금수원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거나 입장료로 25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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