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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현재 모집 중인 전국 백화점·쇼핑몰·마트 등 홀 서빙과 주방보조 채용 공고 1만5000여개 중 시급이 1만2000원을 넘는 곳이 3273개(21.8%)에 달한다.
월급으로 300만원 이상을 제시하는 식당은 약 2000여 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62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201만580원)보다 약 1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으로 구인난에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업계 구인난은 고질적 문제지만 현업 종사자들이 체감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인건비 상승의 부담을 떠안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제시해도 외식업 자체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백화점 식품 코너 협력업체 대표 김 모씨는 “시급을 1만5000원을 제시해도 안 와서 1만7500원씩 제시하니 그제야 사람이 뽑혔다. 인당 하루 14만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5년간 최저임금의 지속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은 가중된 것에 비해 경영 사정이 특별히 나아지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입점한 유명 프랜차이즈 지점 역시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든램지 버거·스트리트를 운영하는 진경산업은 알바몬을 통해 정규직 직원과 파트타이머를 채용 중이다. 홀 서비스 직원의 경우 연봉 3200만원(하루 9시간 주 45시간 근무) 조건으로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지원자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을 운영하는 협력업체의 구인난이 지속될 경우 매장 관리 및 서비스 품질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외식업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백화점과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식품 코너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일할 사람이 적을 경우 회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 질은 낮아지고 고객 불만은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셈이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은희(38) 씨는 “지난주 한 마트 푸드 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30분이 걸려도 나오지 않았다”며 “음식 주문이 안 들어갔다 혹시나 가보니 직원 한 명이 환불하려고 몰려드는 고객 응대하느라고 시간을 쏟고 있더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직(외식업)에서 부족한 인력은 6만2000여명에 이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5.3%로 전 산업 평균인 3.4%를 웃돌았다. 다른 업종 대비 외식업 구인난이 더 심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 인력 고용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방문취업 비자(H-2)의 취업 허용업종을 외식업 전체로 확대하고 재외동포 비자(F-4)를 취득한 사람의 음식점 주방 보조원 취업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등 인력들이 유입이 잘되지 않아 고용 문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주방 보조원 직종 등의 경우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까지 취업을 허용해서라도 외국인 고용률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