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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멋대로 특혜 채용..109건 수사의뢰
국토부 산하 워터웨이플러스는 고위 인사의 지시로 채용 공고, 서류전형 없이 특정인을 특혜 채용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식진흥원도 관련 경력도 없고 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고위인사 지인의 자녀를 특별채용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는 고위 인사의 지인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채용 공시 없이 몰래 채용했다. 법무부 산하 정부법무공단은 지인 청탁을 받아 채용요건을 갖추지 못한 특정인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임용했다.
점수도 조작했다. 교육부 산하 서울대병원은 서류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해 특정인을 합격시켰다. 이후 면접전형에서 면접위원 전원이 고득점을 줘 특정인을 채용했다. 산업부 산하 한국석유관리원은 합격자를 사전 내정하고 면접 점수를 내정 순위에 맞춰 변경해 채용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부여하지 않고 탈락시킨 뒤 지역 유력인사 자녀를 채용했다.
채용 인원·기준도 멋대로 바꿨다. 기재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은 당초 채용계획과 달리 채용 후보자의 추천 배수를 바꿔 특정인을 채용했다. 교육부 산하 강원대병원도 채용 공고 후 채용 인원을 조정했다. 이어 과다한 가점을 부여해 같은 병원에 근무 경력이 있는 특정인을 채용했다. 국조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모두 기준을 바꿔 특정인을 채용했다.
면접도 허술했다. 해수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관장이 특정인 채용을 위해 면접관에게 개인 의견을 전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고위 인사 지시로 면접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구성했다. 이어 특정인 단독 면접을 진행하는 등 형식적 면접을 거쳐 특혜 채용했다. 국토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은 고위 인사가 직접 면접위원으로 나서 지인을 뽑았다.
◇채용비리, 10곳 중 8곳 적발돼
지방 공공기관 채용비리도 심각했다. 행정안전부 점검 결과, 제주테크노파크는 서류심사 10위였던 응시자를 1위로 평가해 최종 합격시켰다. 충북테크노파크는 우대대상 자격증과 경험이 없는 응시생에게 우대 배점을 부여해 채용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외국어 능통자를 채용한다면서 1차 서류심사 때 학원수강확인서만 제출한 응시자를 면접을 거쳐 합격시켰다.
공직유관단체의 채용비리는 더 노골적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점검에 따르면 기재부 산하 국제금융센터는 지원을 하지도 않은 응시생에게 최종면접 기회를 부여했다. 문체부 산하 국립합창단은 전 예술감독이 부지휘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군인공제회는 전임 임원의 자녀를 당초 계획된 채용직위에 필요한 학력과 경력에 무관하게 뽑았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직 직장 동료의 자녀에게 최고 점수를 부여해 합격시켰다.
정부는 이 같은 채용비리 109건을 수사의뢰 했다. 점검기관 1190개 중 적발기관만 946개에 달했다. 기관 10개 중 8개꼴로 채용비리에 연루된 셈이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수사의뢰·징계대상 189명은 29일부터 즉시 업무에서 배제했고 검찰에 기소되면 즉시 퇴출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임원의 인적사항을 대외에 공개하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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