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은 남편 고(故)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그룹 경영 일선에 나선 현정은 회장은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다.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대북사업 중단 등 풍상고초를 뚝심으로 이겨온 현 회장은 이제 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그룹 매출의 35%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증권 매각을 마무리 짓고, 대북사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외부 변수가 많아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는 처지다. 현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키워드였던 생존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그룹의 혁신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자구계획 99%이행..현대증권 매각하면 초과 달성
지금까지 현대그룹이 실행에 옮겼거나 실행 예정인 자구안 이행 규모는 3조2787억원으로, 3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이행률은 99.4%이다. 작년말까지 92%에 달했만 작년 말까지 현대상선(011200) 유상증자 액수가 더해지면서 99%대로 올라왔다. 자본확충 방안인 현대상선 유상증자 규모는 2380억원으로 주주배정 방식 후 일반공모를 거쳐 3월 25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증권(003450) 매각 본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참여했다. 매각대상인 현대증권 지분 36.9%의 장부가는 6100억원 수준. 현대그룹은 자산유동화대출(ABL)로 받아온 2000억원을 빼더라도 매각만 성사되면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자금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환출자고리 해소..매각 대상, 반얀트리 호텔만 남아
현대그룹은 팔 수 있는 자산은 대부분 매각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앞서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해 6000억원을 조달했고,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부문을 매각해 97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다 해외터미널 유동화로 1500억원을 더했다.또 컨테이너 기기 매각으로 1225억원, KB금융지주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으로 4509억원을 각각 확보했고, 현대증권 매각방식 확정과 더불어 ABL 발행으로 2000억원을 끌어들였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170억원 등자기자본 확충으로 2973억원을 더했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현대그룹이 애초 세운 자구계획 중 현재 본입찰을 진행 중인 현대증권 매각을 제외하면 남은 매각 대상 자산은 남산 반얀트리 호텔뿐이다.
◇내실 다지며 ‘대북사업’ 돌파구 기대
현정은 회장은 꾸준히 그룹의 내실을 다지면 ‘대북사업’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북한 철도 현대화 등 남북 경협에 대한 희망의 바람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그룹이 만들어가고 있음을 잊지 말고 남북경제협력의 선구자적 면모를 가져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작년 세 번이나 북한을 다녀왔고, 지난달에는 개성공단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서도 받았다. 지난 24일에는 전경련 주관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의 오찬 행사에 참석, 왕 부총리에게 대북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올 1∼2월 안에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내부적인 준비작업을 벌여 왔지만, 아직 남북간 경색 국면이 해소될 큰 틀의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 등 대북사업으로 인해 대북관광 독점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의 손실은 지난 7년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 [특징주]현대그룹株 동반하락…단기급등 피로감
☞ [신년사]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변화와 위기 이면에 기회 있다"
☞ [특징주]현대그룹株… 대북사업 재개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