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다 상승폭이 크지 않고 기조적인 물가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물가상승률도 완만한 터라 ‘디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궤도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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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3.3%)를 하회했고, 6월(3.0%) 대비상승률이 다시 올랐다. CPI상승률은 지난해 6월 최고치인 9.1%를 기록한 이후 원만하게 둔화되고 있는데, 13개월 만에 다시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전월 대비 CPI는 0.2% 오르며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두달 연속 0.2% 상승이다.
헤드라인 CPI상승률은 소폭 뛰었지만 근원물가 흐름은 완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7% 올랐다. 예상치는 4.8% 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뛴 수준에 불가하다. 근원물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보는 핵심물가지표로, 지난해 9월(6.6%)보다는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지난달 물가가 다시 뚠 것은 에너지물가 둔화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에너지 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2.5% 급락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 내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20.3% 폭락했다. 다만 6월대비 감소율은 둔화된 셈이다. 유가가 최근 배럴당 80달러선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1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핵심 배경이다.
여기에 일부 서비스 물가의 상승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7.7% 각각 올랐다. 주거비는 월세,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포함한 수치인데, 현재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주거 비용이 물가 상승의 90%를 차지했다. 교통 서비스는 전년 대비 9.0% 올랐다.
다만 그간 치솟았던 중고차, 트럭 가격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월대비로는 1.3%, 전년대비로는 5.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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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가 공개된 이후 연준이 9월 금융통화정책을 열고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0.5%를 가리키고 있다. 전날(86.5%)보다 동결 가능성에 보다 힘이 실린 셈이다. 대체로 ‘디스인플레이션’ 궤도는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연준이 확실한 ‘긴축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좀 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최근 계속 오름세를 보인 상황에서 8월 CPI는 현재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가는 생활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소비자물가도 다시 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두달 연속 오름세를 띨 경우 연준 입장에서는 확실한 ‘긴축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시장에는 매수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강도는 크지 않다. 개장 전 다우존스 선물지수는 0.6% 상승했다. S&P500선물과 나스닥100 선물도 각각 0.6%, 0.9% 오르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2.3bp(1bp=0.01%포인트) 내린 4.779%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다럴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3% 내린 102.17를 가리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