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금통위원은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개월 연속 하락하고 건설투자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남은 4분기에는 지난 2분기와 같은 강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한은 전망대로 올해 4% 성장이 실현되고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더라도, 이를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올 4분기 이후 대면서비스 소비는 확실히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대면 소비르 대체해 큰 폭으로 늘어났던 내구재 소비가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코로나 발생 이전 2019년 GDP를 3%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고, 민간소비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코로나 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면서 “수출과 제조업 위주의 국내총생산 증가가 가계소득, 임금, 고용, 소비의 확장세로 순조롭게 이어지는지 조금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충격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비대칭적으로 가해졌다는 점에서 서비스업과 내수의 회복 여부가 통화정책의 진로 변경을 판단할 근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통화정책이 고용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한은의 정책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나온 얘기라 더욱 주목된다. 그는 “통화정책이 경기에 민감한 취약계층의 고용에 거의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있다”며 “자영업에 고용된 임금근로자를 포함할 경우 전체 고용시장에서 자영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만큼 자영업 소득에 대한 분석을 보다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용이 점차 개선되고 실업률도 낮아졌으나, 잠재 구직자 및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도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는 수출 제조업 중심의 회복 흐름을 보여왔고, 그럴 때마다 GDP, GDP갭(잠재성장률과 실질 성장률의 차이) 등 총량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물가가 오르며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는 패턴을 보여왔는데 돌이켜보면 수출 제조업 위주의 회복세가 내수로 충분히 파급되기 전에 통화정책 기조가 다소 빠르게 변경된 감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회복 흐름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공급측면의 물가상승은 가계의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에 대해서도 “1970년대 당시엔 선진국에서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던 시기로 근로자들의 강한 임금 인상 요구로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초래됐으나 지금의 고용 환경은 당시와 크게 달라 그 같은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