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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등 우주 개발 선진국들은 두 번째 단계인 우주의 상업적 이용을 위해 갖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28일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며 발사체 엔진 성능 검증을 무사히 통과했지만 아직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다. 첫 번째 단계를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다. 아직 현실은 이렇지만 주인 없는 우주를 향해 상업적 시장이 본격 개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더 늦기전에 일단 준비라도 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지난달 중순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업체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우주선 ‘스페이스십2’는 세계 최초로 사람을 태우고 우주 공간 진입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우주관광의 서막을 알렸다. 이는 동시에 우주의 상업적 이용 즉 ‘21세기 우주판 골드러시’가 본격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우주 여행 티켓 판매를 두고 버진 갤럭틱과 미국 기업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스페이스X 간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버진갤럭틱의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에 달하는 90분간의 우주여행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인원만 700여 명이며 이 중에는 브래드 피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저스틴 비버 등의 유명인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정도다.
또 지난달 초 우리나라 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실려 발사된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에는 살아 생전 못 이룬 우주 여행의 꿈을 이뤄 주기 위해 100여명의 시신을 화장한 재가 함께 실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위성 제조 업체 엘리시움 스페이스가 100여명의 화장 재 일부를 4인치(약 10cm) 정사각형 모양의 소형 인공위성 안에 넣어 우주로 보냈다. 유족들은 엘리시움 스페이스에 각각 2500달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우주개발 스타트업들이 무중력 체험 우주선, 우주 쓰레기 처리 위성, 인공 별똥별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우주를 무대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제 2의 지구로 불리며 인류 이주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화성에 대한 개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사이트(InSight)’호가 화성에 무사히 착륙해 사상 최초로 화성 내부 탐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약 3500만 달러 규모의 상업용 우주 시장은 오는 2040년이면 1조1000억 달러 까지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우주 개발 전선에 뛰어든 우주 선진국들과 달리 뒤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해 그 역사가 채 30년도 되지 않는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기술 격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주의 상업적 이용을 위한 관련 법령을 정비한다는 것은 1단계 개발에 집중하면서 2단계 개발도 동시에 추진할 채비를 갖춘다는 의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우주의 상업적 활용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모든 역량이 갖춰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상업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오는 2020년 미국 NASA와 협력을 통해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고 NASA가 만들 계획인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사업에도 참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