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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 따르면 진 전 검사장은 지난 10일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해 징역 4년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영준)는 지난 5월 파기환송심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진 전 검사장은 김정주(50) NXC 대표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을 매입 대금 4억2500만원을 받아 주식을 취득한 후 이후 넥슨재팬 주식 취득 등으로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됐다. 그는 또 대한항공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해 147억원의 이익을 보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핵심 쟁점은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받은 넥슨 주식의 대가성 여부였다. 김 대표는 2005년 대학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진 전 검사장에게 비상장주였던 넥슨 주식 취득을 제안했다. 진 전 검사장은 취득자금 4억2500만원을 넥슨으로부터 무이자로 차용해 주식을 취득했다. 김 대표는 다섯 달 후 진 전 검사장 모친과 장모의 계좌로 4억2500만원을 송금했다.
넥슨은 2006년 11월 지배구조 개편 등을 이유로 넥슨홀딩스 소액주주 110명 모두에게 주식을 매각하고 그 매도자금으로 넥슨재팬 주식을 취득할 기회를 부여했다. 기회를 부여받은 소액주주 대부분은 이를 통해 넥슨재팬 주식을 취득했다. 진 전 검사장도 이때 넥슨홀딩스 1만주를 10억원에 매각하고 이중 8억5370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취득했다. 승승장구하던 넥슨은 이후 일본 증시 상장에 성공했고 주가는 크게 올랐다. 진 전 검사장은 2016년 7월 보유주식 전량을 130억원에 매각했다.
1심은 두 사람 관계에 대해 “일반적인 친한 친구 사이를 넘어 지음(知音)의 관계로 보인다”며 넥슨 관련 뇌물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진 전 검사장에겐 징역 4년, 김 대표에겐 무죄가 각각 선고됐다. 반면 2심은 진 전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주식을 매수한 후 매수자금을 김 대표로부터 돌려받은 부분에 한해 대가성을 인정했다. 진 전 검사장은 징역 7년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219만원을, 김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고 주식 매수 자금을 돌려받은 부분은 면소 판결을 내리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에게 건넨 금품 등에 대한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넥슨 뇌물 혐의 일체로 무죄로 봤다. 이어 “진 전 검사장이 이익을 수수할 당시엔 김 대표나 넥슨에 발생할 형사사건의 내용은 물론 실제로 형사사건이 발생할지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며 “김 대표가 막연한 기대감으로 금품을 제공했고 진 전 검사장 역시 이를 짐작하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 전 검사장이 2005년 10~11월 사이 김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매수 자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완료된 후 공소가 제기됐다며 면소판결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진 전 검사장이 넥슨재팬 매각에 따라 120억원 시세차익을 얻은 부분에 대해선 1~2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하며 무죄를 확정했다. 파기환송심도 대법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이 같은 판단을 유지해 진 전 검사장에겐 징역 4년, 김 대표에겐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