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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는 이날 고입을 코앞에 두고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중3 학생들을 향해 “피해자가 아니라 미래혁신교육의 1세대”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김 부총리는 2일 취임 1주년을 기념해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자사고 학생들이 2개 이상의 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방침이 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는 헌재 결정에 따라 자사고 지망생이 일반고에도 복수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오는 4일 시·도교청 부육감회의를 소집해 이를 추진한다. 김 부총리는 “평준화 지역에서 자사고와 일반고를 동시에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초등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올해 치러지는 2019학년도 고교 신입생 모집부터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입학전형을 일반고와 동일하게 후기(12월부터 이듬해 2월)에 진행토록 했다.
특히 앞으로는 일반고와의 이중지원을 금지, 외고·국제고·자사고를 지원한 뒤 탈락할 경우 원치 않는 일반고 배정을 감수토록 해 논란이 일었다. 자사고 교장과 학부모 등 9명은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헌재는 지난 28일 자사고의 후기전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했다. 반면 자사고와 일반고를 이중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시행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 부총리는 “특목고 중 과학고나 영재고 졸업생의 90%는 관련 계열로 진학하지만, 외고와 국제고의 관련 계열 진학률은 30% 정도로 입시 학원화됐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이번에 자사고와 관련한 헌재의 판단은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하는 입학전형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계속 추진해나가겠다 점을 시사했다.
현재 중3 교실의 경우 고입전형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고입정책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자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중3 학생이 피해자가 아니라 미래혁신교육의 1세대라 생각한다”며 현실과 동 떨어진 견해를 드러냈다.
중3 자녀를 둔 김모씨는 “혁신이니 미래니 하면서 포장을 하는데 과연 입시를 5개월 앞두고 고입정책을 바꾸는 것이 혁신인지 묻고 싶다”며 “주변의 중3 학부모들을 만나면 왜 우리 애만 대입정책 변화의 첫 세대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단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3 학부모 최모씨도 “자사고를 준비하다가 탈락할 경우 원치 않는 일반고에 배정될 수 있다고 해 일반고 진학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다시 가능하다고 하니 혼란스럽다”라며 “왜 꼭 올해 중3이 적용 대상이 돼야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처음 실시한 대학기본역량진단(진단평가)에 대해 김 부총리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평가와 시장논리에 따른 정원감축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에 지원하는 인구가 급감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입정원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평가에 의해서만 줄이면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절반은 시장에 의해 감축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진단평가 1단계 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 323개교(전문대학 포함) 중 상위 64%(207개교)는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 반면 하위 36%에 해당하는 86개교(일반대학 40개교·전문대학 46개교)는 최소 2만 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나머지 정원 중 학생·학부모 선택에 따라 충원하지 못하는 정원은 대학 스스로 줄이도록 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