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신평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대비 계열지원 부담 가능성↑”

이명철 기자I 2017.09.26 15:42:05

아시아나항공, 금호홀딩스 재무부담 변화 주요 모니터링 요소
대한항공, HIC 일단락 및 진에어 IPO 등 긍정적 변화 기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연도별 부채비율 추이(%).(이미지=한국신용평가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항공수요 상승 추세라는 큰 틀 안에서 한진해운을 털어낸 대한항공(003490)보다 계열지원 가능성이 상존한 아시아나항공(020560) 부담이 더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의 수혜도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높은 운영리스 비중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은 단기로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26일 ‘경쟁심화와 계열지원 이슈 속 양대 항공사의 신용도 전망’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대한항공은 재무부담과 계열신용위험 완화 여부를 살펴봐야 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개선,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양대 항공사의 신용등급 조정 요인은 부채비율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회계기준 변경과 항공기 확충, 한진해운 등 지원 영향으로 부채가 지속 확대됐다”며 “아시아나항공도 항공기 구입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꾸준한 항공 수요 성장세는 장기로 볼 때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대한항공 역시 항공 수요 성장세가 신용위험의 완화 요인이다. 그는 “경기나 테러 등 리스크에도 장기 수요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유가도 하향 안정화 추세도 해외 금융리스에 따른 부채비율에 영향을 주는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4577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6월 3억달러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등 자본 확충 노력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1273.5%에서 올 상반기 743.1%로 크게 낮아졌다.

한진칼(180640)을 중심으로 한진그룹 지배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계열지원 부담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 요소다. 우선 미국 부동산 개발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의 올해 6월 LA호텔 준공으로 약정상 유상증자 의무가 일단락됐다는 판단이다. 한진칼 100% 자회사인 진에어 기업공개(IPO)도 그룹 전체 측면에서 긍정적 이슈다. 그는 “중대형 위주 항공기 투자로 내년까지 부담이 있지만 2019년 이후부터 소형기 위주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투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긍정적 요소보다는 걱정이 많은 편이다. LCC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는 공통 요소지만 대한항공보다 더 위험에 노출됐다. 김 실장은 “LCC 비중이 큰 국내·일본·중국·동남아 여객노선 매출 비중은 65.0%로 대한항공(51.3%)보다 더 많다”며 “에어부산 지분율(46%)과 운항 국제 노선 등을 감안하면 LCC 성장 수혜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1.9%로 대한항공(8.2%)에 크게 못 미친다. 2013년만 해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중이다. 그는 “60.2%에 달하는 운영리스 비중에서 기인한 임차료 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라며 “A380도 금융리스로 도입해 감가상각비도 증가했고 경쟁 심화로 판관비도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인 금호홀딩스의 재무부담 변화도 주요 변수다. 김 실장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확대됐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비율은 0.3배에 그쳐 계열사 직간접 관여 가능성이 있다”며 “금호타이어(073240) 인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만약 인수 후 아시아나항공의 참여가 있을 경우 신용도 조정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양대 항공사의 공통 변수인 사드 여파는 운항수 감축과 기종 변경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해 단기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사드 논란이 장기화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그는 “중국 노선 비행기가 투입된 다른 노선에서 장기로는 일드(여객매출액/RPK) 감소 영향이 있어 전체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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