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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 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사에서 “지난 50년간 최고 목표였던 고도 성장이 이제는 목표의 전부가 아니다”면서 “숫자 중심, 속도 중심을 벗어나 지속 가능하면서도 사회문제 해결을 돕는 새로운 성장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미래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변화하려는 의지 만큼이나 혁신의 속도는 나지 않고, 급변하는 글로벌 리스크에 불안해하는 모습도 엿보인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Vision-Making)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성장 틀 마련 △소통의 틀 바꾸기 △선진화된 제도의 틀 구축 등 3가지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새로운 성장의 틀’은 지난 50여년간 한국 경제의 최고 목표가 고도성장이었지만, 이제는 국내총생산(GDP)를 몇 퍼센트 올리는 지가 전부는 아니라는 관점에서 제시됐다. ‘소통의 틀’은 소통의 노력을 더해야 서로에 대한 걱정과 우려, 의문, 불신을 털고 절충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변화 속도를 높여갈 수 있다는 의미로, ‘선진화된 제도의 틀’은 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많은 제도들이 작동을 멈추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문법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박 회장은 “성장과 소통, 제도라는 세 가지 틀을 바꿔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상의가 앞장서서 끈질기게 매달리고 정부, 국회와도 협업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글로벌 회장은 ‘글로벌 경제의 주요 트렌드와 한국 기업이 대응’ 특별강연을 통해 향후 20년 세계를 주도할 4대 세계 원동력(Global forces)을 제시했다. 바튼 회장이 제시한 4대 원동력은 △경제파워 이동 △기술변화 가속 △인구 노화 △시스템 전반의 변신 등이다.
바튼 회장은 “전세계의 경제 중심이 아시아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2025년까지 전세계 1조 이상 기업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 본사를 두고, 소비 중심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커넥티드 디바이스 발달이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산업을 재편성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은 2025년까지 막대한 경제적 충격을 줄 것이다. 현행 직업의 상당수가 자동화 기술로 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구 노화와 관련해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두 배 이상 증가하고, 80세 이상 인구는 4배 이상 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하고 디지털화하고 혁신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제주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전국 회장단과 박상진 삼성전자(005930) 사장, 고성환 STX엔진(077970) 대표이사 사장, 홍순직 생산성본부 회장, 이동휘 삼성물산(028260) 사장 등 650여명이 참석했다. 개막 이튿날인 21일에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수출활력 회복을 위한 새로운 산업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데니스 홍 UCLA 교수와 린다 옵스트 인터스텔라 제작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기소르망 전 파리대 교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이번 포럼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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