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후보 내정자는 22일 서울시 명동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윤 내정자는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했다. 부행장으로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해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KB 내부에서는 뛰어난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내부출신 후보 중 KB재직 기간이 7년으로 가장 길어 가장 유력한 내부출신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영진 KB금융 회추위 의장은 이날 회추의를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KB에 오래 계신 점,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며 “약력을 보면 아시겠지만 입지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의 내정소식에 KB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온화한 성품의 덕장으로 은행과 지주의 내분을 잘 정돈할 수 있는 분이 된 것 같다”며 “금융권의 다양한 경험과 열정, 전문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까지 지주에 근무해 경영현안에 대해 따로 학습할 필요가 없어 조기에 KB금융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나가실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도 반겼다. 노조는 이날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해 “관치와 외압으로부터 벗어난 역사적 날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당장 미완으로 남은 주 전산기 교체 작업 마무리는 물론 차기 국민은행장 선출 및 이사회 개편 등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월 주전산기 교체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사실상 ‘경영 공백’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윤종규 내정자는 전라남도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상고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공인회계사(1980년)와 행정고시(1981년·25회)에 연이어 합격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동아건설 워크아웃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2002년 국민은행에 합류해 재무본부장, 개인금융그룹 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국민은행에서 물러나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을 맡다가 어윤대 전 KB 회장 시절인 2010년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부사장)으로 복귀해 지난해까지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