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10개 주요 은행 중 상위 5개 은행은 장애인이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나머지 5곳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앱 접근성 인증마크 합격 수준을 넘어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기관인 웹발전연구소와 스크린리더 개발업체인 엑스비전테크놀로지는 공동으로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으로 은행의 뱅킹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정밀 사용자 평가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뱅킹 앱 접근성은 초기 단계에 불과했다고 23일 밝혔다.
앱 접근성은 스마트폰 앱을 장애인이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는지 여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웹발전소 측은 총 11개 항목에 대해 정밀 사용자평가 결과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마크 합격 수준은 하나도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웹발전소는 전문가평가와 사용자평가에서 각각 95점 이상이면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10개 주요 은행 중 상위 5개 은행은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하고, 상위 5개 은행 외에는 장애인 사용이 불편하거나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1위, 한국씨티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웹발전소는 시각장애인이 직접 앱을 사용하면서‘편리, 불편, 불가’로 평가했다. 이 중 ‘불가‘ 항목이 하나도 없는 신한, 씨티, IBK기업은행은 80점대로 평가돼 B(양호)등급을 받았으나, 우체국, 외환, 우리,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다수의 ’불가‘ 평가를 받아 50점 이하로 장애인의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했다.
10개 주요 은행 중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주요 메뉴에 대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으나, 대부분 초점 이동, ‘버튼 또는 링크’ 등의 안내, 공인인증서 암호 입력 키패드에서 한·영문의 구분 없이 같이 읽어주는 등의 공통된 불편사항이 있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메인화면에서부터 대체텍스트가 제공되지 않아 어떤 메뉴들이 있는지 알 수 없어 앱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나타났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겸 웹발전연구소 대표는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앱 중에서도 금융 앱에 대한 사용이 많으므로 각 금융기관에서는 앱을 제작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때 앱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