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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재림?…들썩이는 美모기지시장

정다슬 기자I 2020.03.19 14:43:08

단기금융시장 경색에 레버리지 비율 큰 모기지펀드 '반토막'
2월 중순 이후 美모기지금리 최고 수준 상승
"여전히 모기지대출 수요 높아" 반론도

△2018년 6월 20일 캘리포니아 알함브라에 있는 한 주택에 ‘판매’ 표시가 걸려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금융시장에 돈줄이 마르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미국 모기지(부동산담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미국 모기지투자신탁 주가부터 하락하는 추세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큰 모기지투자회사인 애널리캐피털매니지먼트와 AGNC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최저점으로부터 47% 하락했다. 래드우드트러스트는 57%, 뉴레지덴탈인베스트먼트도 56%, 투하버인베스트먼트도 64% 급락했다.

미국 모기지리츠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것은 이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모기지투자신탁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모기지채권에 투자한다. 단기로 자금을 빌려 장기자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이같은 방식은 자산 가치가 커질 때에는 투자 수익을 증폭시키지만, 반대로 자산 가치가 하락할 때는 손실이 급등한다.

특히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산을 팔아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모기지투자신탁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모기지투자신탁을 팔아치우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UBS그룹AG가 발표한 ‘키프·브루엣&우즈’(KBW)의 투자노트에 따르면 모기지리츠 상장지수증권(ETN) 2개가 정지됐다.

미국 모기지채권 금리도 출렁이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일 0.5%포인트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대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그러나 실제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다. .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대출 잔고가 5만 400달러 이하인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대출 평균 이율은 한 주 사이 3.47%에서 3.74%로 증가했다.

미국 국채 시장 다음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모기지채권 시장조차 자금이 메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지난주 후반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모기지채권 금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더 이상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전망과 대규모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우려 때문이다. 연준이 1.00%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15일 0.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1.239%까지 올라왔다.

모기지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모기지대출 신청 규모를 나타내는 마켓복합지수 인덱스는 전주 대비 8.4%(계절조정) 낮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2008년처럼 미국 모기지 시장의 붕괴’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여전히 모기지대출 금리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칸은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택구매시장의 수요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일부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 낮은 모기지 금리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택 구매를 망설일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미국 모기지리츠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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