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쿠르드 수십 년 독립 노력, 40분 만에 물거품"

김일중 기자I 2017.10.18 15:30:54
(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독립을 위한) 수십 년의 노력이 40분 만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정부군의 키르쿠크 장악으로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100여 년간 꿈꿔왔던 독립국가 건설 염원이 40분 만에 좌절됐다고 보도했다.

아부 마흐무드(55)는 CNN에 “나는 나의 슬픔과 분노를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며 “하지만 묻고 싶다. 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던 페슈메르가 군대가 쉽게 철수했는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의 노력이 40분 만에 무너질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는 쿠르드자치정부(KRG)의 자치군인 페슈메르가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키르쿠크에서 물러났다는 주장에 따른 것으로, KRG 내에서 집권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간 내부갈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페슈메르가의 한 지휘관은 PUK가 이라크군이 진입하자 그들의 지역을 버리고 떠나버렸다며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아르빌로 피신한 다수의 키르쿠크 주민들은 이라크군과 시리아 민병대가 하루 만에 도시를 장악했다는 사실에 충격과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무원인 사말 오마르(33)는 “충격이 너무 커서 밤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상상할 수 없다”며 “시아파 민병대가 키르쿠크로 진입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16일 오전에 급히 아르빌로 피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웨리야(37)는 “아르빌로 오기 전 이틀 동안 잠을 잘 수 없었다”며 “나는 공무원들이 떠나는 것을 보았다. 왜 내 삶과 가족들이 위험에 처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키르쿠크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누구 책임인가요?”라고 반문했다. 다른 많은 쿠르드인들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키르쿠크는 쿠르드족이 2014년 IS의 공격으로부터 3년 동안 방어한 지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처에 따르면 이라크 총 원유매장량의 20%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략적 요충지이다.

쿠르드족 자치구역이 아니지만 쿠르드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이유로 KRG의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 대상이 돼 논란이 됐다. 이라크군은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샤비와 함께 16일 이 지역을 전격적 공격해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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