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내는 공매도…증시 반등랠리에 힘 보탠다

유재희 기자I 2016.06.29 16:51:28

브렉시트 공포 진정…코스피·코스닥 1%대 껑충
30일부터 공매도 공시제 시행…"숏커버링 유입 기대"

자료: 금융투자협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드리웠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먹구름이 빠르게 걷히고 있는 가운데 30일부터 도입되는 공매도 공시제도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선 공매도 공시제도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장을 지지해줄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렉시트 공포 진정…공매도 공시제 도입 `한몫`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04%, 20.14포인트 오른 1956.36에 거래를 마쳤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외국인이 처음으로 매수에 가담, 56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선물시장에서도 2915계약(3550억원)을 순매수하며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코스닥시장의 상승탄력은 더욱 강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6% 상승하며 전날 1.72%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강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특징은 개인이 전날과 이날 각각 700억원, 1070억원을 나 홀로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공매도 공시제 시행을 꼽고 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공공의 적(敵)’으로 삼고 폐지를 주장해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매도가 주가 급락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종목을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것이다. 공매도 주체별 비중을 보면 외국인이 70~80%, 기관이 20~30%를 차지한다. 개인은 2%에 불과하다. 김정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의 개인 매수는 공매도 공시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차잔고 큰폭 감소…공매도 청산용 숏커버링 기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공시제 시행에 따라 공매도 잔고가 상장주식총수 대비 0.5% 이상인 투자자는 종목명과 매도자·대리인의 인적 사항, 거래 일시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물량 비율이 0.5% 미만이어도 공매도 비중이 0.01%를 넘고 평가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공매도 비중과 무관하게 평가액이 10억원 이상이면 금융감독원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위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계에선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주식 매수, 즉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주의 경우 공매도 물량 비중이 0.5% 이하여도 공매도액이 10억원을 웃도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도 시행 이전에는 숏커버링이 유입되다 이후에는 공매도 움직임이 축소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대차잔고가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대차잔고가 60조1023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말 62조원까지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대차잔고는 59조2163억원을 기록, 두 달 만에 50조원대로 감소했다. 대차거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된다. 이때 아직 상환되지 않은 주식이 대차잔고로 집계된다. 시장에서는 대차잔고가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선행지표로 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잔액과 인적사항 등을 공시하는 공매도 공시제는 공매도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제도 시행을 앞두고 대차잔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