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가 전격 공개됐지만 주식시장의 반등이 싸늘하다. 갤럭시노트5가 전작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보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공개 이후 오히려 삼성과 관련한 IT 관련주가 전체적으로 주가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를 한국에서 20일, 미국에서 9월28일 각각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노트5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답게 디스플레이, 카메라, 유무선 충전기술 등 최고의 사양을 갖췄다. 5.7인치 Q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전후면 각각 500만·1600만 고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그러나 두 제품의 출시 소식이 알려진 뒤 처음 열린 17일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련 부품주들에 대한 관심은 냉담했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기(009150)(5만4100원) 삼성SDI(006400)(8만2400원) 등 삼성 부품 계열사는 물론 무선충전 부품을 만드는 아모텍(052710)(1만7350원), 인쇄회로기판 제조사 인터플렉스(051370)(1만1300원) 등 대부분 부품주가 약세 마감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맹주로 자리매김했던 갤럭시 시리즈의 출시 소식은 관련 부품주에 늘 희소식으로 작용했다. 갤럭시 테마주로 엮인 종목뿐만 아니라 딱히 연관이 없는 종목까지 덩달아 주가가 뛰며 호황을 누렸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통해 갤럭시S6를 처음 공개하자 국내 증시에서는 파트론(091700) 등 관련 부품주는 두자릿수가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는 사전 유출된 제품 사양과 대부분 유사하며 소비를 자극시킬 만한 하드웨어상의 변화는 없다”면서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 삼성의 실적 개선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서비스와 기능에 대한 반응도 미지근하다. 갤럭시노트5에는 삼성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탑재된다. 또 삼성전자가 직접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7420’도 처음 채택됐다. 삼성은 이전 버전까지 퀄컴의 스냅드래곤 AP를 병행해 탑재했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수혜주로 분류됐던 결제부가통신망(VAN) 사업자 한국정보통신(025770)(1만7600원)과 유심(USIM) 카드작동시스템 업체 코나아이(052400)(4만5650원)는 이날 약세 마감했다. 액시노스 관련주인 에스앤에스텍(101490)(8980원)도 5%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5~4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데 한때 중국시장 1위를 달라던 삼성전자는 중국업체 샤오미, 화웨이 등에 밀려 4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를 중국시장에서 4위 밖 사업자인 ‘기타 그룹’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출시됐다고 관련 부품주를 매수해서 보유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하반기까지 부품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쪽보다는 오히려 애플과 관련한 종목에 투자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