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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 ‘접근성’ 낮은 환자 대상 예외적 운영
17일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운영방안 초안을 마련했다.
비대면 진료는 전화나 화상을 통해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 허용해왔다. 이날 당정협의안은 감염병 위기단계 조정에 따라 운영의 법적 근거가 상실되는데 따른 보완조치다.
당정은 초진은 의료 서비스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중심으로 예외적으로만 운영키로 했다. △섬·벽지 환자 △65세 이상 노인·장애인 등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자 △소아환자 초진(야간, 공휴일)등은 초진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의사표현이 서툰 소아환자의 초진과 관련해선 전문가 의견을 거쳐 보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진의 경우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에, 기타 질환자는 30일 이내에 대면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경우로 구분했다. 단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희귀 질환자, 수술·치료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한 환자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는 대면 진료에 비해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시범사업 관리료를 가산하는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료 방식은 화상통화가 원칙이며, 노인과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도 된다.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이메일을 송부하면 본인과 대리 수령을 원칙으로 한다. 약국으로 가기 어려운 거동이 불편한 경우나 감염병 확진자 등은 추가 보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플랫폼 업계와 의사·약사 등 전문가 의견수렴과 당정 협의 내용 등을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내놓는단 계획이다. 시행 이후 적응기간 필요해 8월말까지 3개월 계도기간도 운영한다.
◇플랫폼 업체들 “현실에 적용 어려운 상황”
국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초진 범위나 약배송 문제에 있어 산업계 의견 반영이 거의 안됐다며 허탈하다는 분위기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닥터나우 이사)는 “산업계는 현장에서 비대면진료를 수행하며 국민이 비대면진료를 효용성 높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며 “하지만 이번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반영되지 않았고,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플랫폼 업체들은 당초 경증 질환에 예외적 초진을 기대했지만 당정협의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초진 중심이던 플랫폼 업체들은 비대면진료 앱 기능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난 3년간 한시적 허용기간에는 초진 진료를 대부분 허용해왔다.
국내 비대면진료 A플랫폼 업체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 시점에선 당장 시범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초진을 했다는 증명을 받는것이 쉽지 않다. 백엔드부터 프론트까지 전반을 다시 짜야 할 수도 있어 3개월도 촉박할 것 같다”고 했다.
재택 수령에 제한을 둔 약 배송 방식도 빠지면서 비대면 진료가 무의미한 수준이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업체 B사 대표는 “지금대로라면 비대면진료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약 오남용이 문제가 된다면 차라리 제한하는 약 종류를 더 보수적으로 잡으면 되는데 왜 모두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