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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는 LG주식 4만7000주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 5.02%(789만6588주)를 보유하게 됐다고 신규 공시했다.
공시 직후 LG(003550)는 급등했다. 8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단숨에 9만원대로 뛰어올랐고 8100원(9.48%) 오른 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체스터는 2020년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LG의 지분을 취득하다 지난 5일 4만7000주를 추가로 취득하며 보고 의무(지분 5% 이상)가 발생했다.
현재 실체스터는 공시에서 LG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가 아닌 ‘일반투자’라고 밝혔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은 없지만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등과 같은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단계다. ‘단순투자’보다 강한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하지만 실체스터는 지분 보고서에 “투자회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아니하며, 내부 투자규정 상 그러한 관여가 허용되지도 않는다”면서도 “투자 매니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의 행사하거나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금 증액은 물론 투자회사나 다른 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의 안건에 대하여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실체스터는 KT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투자’였지만 ‘일반투자’로 바꾼 바 있다. 실체스터는 지난해 9월 기준 주식예탁증서(ADR)형태로 KT의 지분 5.07%를 보유 중이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LG가(家)의 상속 분쟁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실체스터가 어떤 식으로 주주권을 행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주가 급등도 이러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는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두 딸이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고 알려진 지난달에도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2018년 구본무 전 회장 별세 이후 이뤄진 재산 분할을 다시 하자며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현재 양측은 재판 절차에 맞춰 서로의 입장을 개진 중이다.